(현장에서)한국당은 어느 나라 정당인가

입력 : 2019-08-26 오전 6:00:00
박주용 정치부 기자
우리정부 의지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은 오는 11월 종료된다. 당초 지소미아는 한미일 3각 안보협력체제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이를 유지해왔지만 일본이 수출 규제에 이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강행하면서 군사정보 공유 기반을 허물었다. 일본은 외교를 통해 해법을 찾자는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요구에 대해서도 계속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고도로 민감한 군사정보를 서로 주고 받는 지소미아를 연장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강행에 대한 맞대응으로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것을 두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덮기 위한 꼼수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예상했던 바다. 하지만 "지소미아를 파기하면, 한미동맹을 해친다, 경제위기를 안보위기로 만든다"고 반대하는 한국당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치인이고 어느 나라 정당인지 알 수가 없다.
 
처음부터 지소미아 자체가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 아베 정권이 인도-태평양 방위체제에서 미국을 등에 업고 아시아 패권을 노리는 꼼수로 체결된 협정으로 보인다. 오히려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물론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과 안보협력에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일견 이해가 된다. 이 부분은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정부가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세를 부를 것" "문재인정권의 몸속에는 반역의 피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한국당의 극단적인 공세는 오히려 지금처럼 엄중한 시기에 국론 분열을 부채질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축배를 들며 반길 것"이라는 황교안 대표의 이념적 이분법에 갇힌 공세야 말로 한국과 중국·러시아를 대결선상에 놓는 위험한 발언이다. 이는 한일 갈등을 정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국당에선 무엇보다 한일 갈등의 원인 제공자인 일본을 향해 지금이라도 일방적인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대화와 협상의 장에 적극 나와야 한다는 메시지가 우선 나와야 되는 것 아닌가. 한국당이 정치권의 친일 공세에 발끈하면서도 스스로 자당을 친일 프레임에 가두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길 바란다.
 
박주용 정치부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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