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T, 5G 로봇이 통신구 화재 진압하고 침수 맨홀 관리한다

대전 OSP 이노베이션 센터 공개…2~3년 후 주요 국사부터 5G 로봇 적용

입력 : 2019-09-04 오후 2:18:47
[대전=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KT OSP 이노베이션 센터. 이곳에 위치한 통신구에 다양한 굵기의 통신 케이블들이 각각 길게 이어져있다. 이 케이블들은 대전 및 충청 지역 KT 가입자들의 유·무선 통신을 책임지고 있다. 만약 이 통신구에 화재가 발생해 케이블이 손상된다면 해당 지역 KT 가입자들의 통신은 먹통이 되고 만다. 지난해 11월 서울 KT 아현지사에서 일어난 화재로 인한 피해가 재현될 수 있다.
 
KT는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올해 5월 네트워크 부문에 '인프라운용혁신실'을 신설하고 7월에는 융합기술원 산하에 'OSP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했다. 센터는 그간의 노력의 결과물을 이날 통신구에서 선보였다. 주로 검은색 위주인 케이블 사이에 주황색 케이블이 눈에 띈다. 이 케이블은 통신구 내 온도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KT가 개발한 화재감지 기술(CTTRS)가 적용됐다. 평소와 다르게 온도가 올라간 것이 감지되면 케이블 맞은편 상단에 설치된 레일에 부착된 5세대(5G) 통신 레일형 로봇 ‘사파이어’가 이상 온도가 감지된 곳으로 레일을 통해 이동한다. 풀HD 카메라와 열화상(IR) 카메라를 통해 현장 상황을 5G망을 통해 중계한다. 이상이 확인되면 로봇에 부착된 에어로졸 소화기로 소화분말을 분사해 진화한다. 불은 꺼졌지만 아직 온도가 높은 상황이면 지상형 로봇 ‘소파이어’가 해당 지역으로 이동해 확인한 후 다시 한 번 소화분말을 분사한다. 
 
황창규 KT 회장(오른쪽에서 둘째)이 임직원들과 함께 대전 OSP 이노베이션센터에 위치한 통신구 시험장에 설치된 5G 레일형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사진/KT
 
지상의 케이블이 연결된 통신주 관리에도 첨단 기술이 도입됐다. 통신구를 나와 통신주들이 줄지어 서 있는 야외로 이동했다. 통신주를 잡아당겨 인위적으로 기울였다. 통신주의 각도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기울임감지 기술(PTRS)로 얼마나 기울어졌는지를 1m 단위로 알 수 있다. 통신주가 기울어지면 연결된 케이블에 가해지는 장력이 증가한다. 이 지수를 파악해 위험하다고 판단되자 뒷편에서 5G 드론이 날아올랐다. 드론이 촬영한 현장의 화면은 실시간으로 5G망을 통해 직원들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라이브 뷰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됐다. 
 
KT는 케이블이 매설된 지하와 지상을 연결하는 맨홀 관리에는 자율주행 차량과 침수감지 기술(MFRS)을 적용했다. 차량이 맨홀 뚜껑을 밟고 지나가면 시스템은 음파계측 방식으로 맨홀의 침수 여부를 파악한다. 자동차의 진동으로 광케이블까지 닿는 진동의 강도와 시간을 기반으로 침수가 됐다고 판단되자 KT의 '빙수' 로봇이 해당 맨홀로 다가왔다. 빙수 로봇에 장착된 마그넷 리프터로 맨홀 뚜껑을 열고 안으로 진입해 물을 빼냈다. 물을 빼내고 5G 기반의 카메라가 맨홀 안으로 들어가 어떤 유해가스가 얼마나 남아있는지를 파악한 후 작업을 마무리했다. 
 
또 KT는 통신 인프라를 설계하고 관제까지의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아타카마'를 적용했다. 아타카마는 통신 인프라를 설치해야 하는 출발지와 도착지를 선택하면 주 경로와 예비 경로를 자동으로 설계해준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은 "기존 7가지의 OSP 관리 시스템 데이터베이스를 하나로 통합하고 클라우드 시스템을 적용했다"며 "기존 전문가들의 노하우가 반영된 AI도 적용돼 9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통합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선보인 5G 로봇 기술은 내년에 시범서비스를 2~3년후에 주요 통신시설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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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