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출구전략 논쟁 2라운드.."금리인상 서둘러야"

재정정책 건전성 확보로 회귀..한은도 금융불균형 언급
금리인상 요구 안팎서 급증.."눈치보다 물가 놓칠라.."

입력 : 2010-04-30 오전 11:25:58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경기에 봄볕이 들면서 출구전략이 화두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기존 정책스탠스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장기 초저금리 지속에 따른 부작용을 내심 근심하는 눈치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각종 재정정책만 봐도 그렇다. 내년 재정운용의 목표는 재정건전성 회복이다. 경기 활성화에 급급해 시중에 돈을 풀기 보다는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한국은행 역시 금융완화 조치에 따른 금융불균형 발생 위험을 직접 거론하기 시작했다.
 
◇ "중장기 금융 불균형 발생 우려"
 
한은은 지난 29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과정에서 취해진 금융완화 조치(금리인하) 등이 중장기적으로 가계와 기업의 채무불이행 등 금융 불균형 발생을 유도할 수 있다"며 저금리 정책 지속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취임사에서 밝힌 "선진 7개국과의 국제공조와 우선 순위를 검토해 추진해야 한다"는 시기상조론과는 다른 입장이어서 한은의 스탠스도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이 7.8%로 지난 2002년 4분기 이후 7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국내경제를 이끌어온 수출기업의 업황도 지난 1994년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며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30일 발표된 3월 산업활동동향도 경기 회복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3개월 연속 상승했고 광공업 생산도 5개월 연속해 증가세를 이어오는 등 전반적 산업구조의 회복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 "출구 놓치면..또다른 위험"
 
이에따라 대다수 전문가들은 대내외적 경제지표가 양호한 실적을 보여 올해 5%이상으로 성장이 예견되는 국내경제에서 2%대의 기준금리 유지는 다소 과다한 조치가 아니냐는 입장이다.
 
한국을 방한 중인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도 "경기회복세 약화를 유려해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한국도 금리인상 시기를 놓칠경우 위기 이후인 지난 2003~2007년 주식시장 버블을 가져온 통화정책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며 빠른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비르 랄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과장 역시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까운 시일에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도 경기 회복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며 확장적 거시정책의 철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 "하방위험 탓..금리인상 하반기부터" 
 
여당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조정위의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전반적인 지표가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이는 지난해의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이같은 효과를 바탕으로 금리인상 시기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원자재와 환율, 실업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일부에서 제기된 과잉유동성을 우려할 만한 상황도 아니"라며 "최소한 2분기가 지난 다음 결정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은 "아직 정책금리를 높이는 것은 이른 시점"이라며 "장기적으로 금리인상이 필요하지만 생각보다 낮은 금리에 따른 부작용이 고금리로 인한 피해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하반기 쯤이나 금리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이제껏 출구전략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국제적 공조를 통해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이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등으로 저금리 폐해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최근의 국내외 경제 여건은 출구전략에 대한 조속한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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