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보툴리눔 톡신 원료 격인 균주 출처를 두고 분쟁 중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포자 감정을 두고 또 다시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 번번이 같은 상황 속 다른 해석을 내놓는 양 사 입장차에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와 무관하게 각 사 주요 해외 시장 진출은 순항을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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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각 사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대웅제약은 국산 제품 최초로 품목허가를 획득한 미국 시장 안착에 성공했고, 메디톡스는 높은 잠재력을 평가받는 중국 진출 초읽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연초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뒤, 세계 최대 시장 미국에 입성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시장 진출이 본격화 된 2분기에는 나보타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00% 이상 급증하며 회사의 역대 분기 최대 매출 기록 경신에 일조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 진출에 성공한 제품의 높은 공신력을 바탕으로 다른 해외국가 진출 역시 탄력을 받게 됐다.
메디톡스는 또 하나의 거대 시장 중국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허가 중단'설에 휘말렸지만 지난달 21일 아홉번째였던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NMPA) 품목허가 심사대기 순번이 이달 다섯 손가락 안으로 들어오면서 관련 의혹을 불식시킨 상태다. 증권업계 역시 4분기 내 무난한 허가를 점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해외시장 순항 속 양사의 균주 전쟁은 여전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5일 현재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서도 자사 균주가 명확하게 포자를 형성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국내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의 감정 결과에 이어 포자 형성이 확인된 만큼, 메디톡스 균주와 다른 것이 증명됐다는 입장이다.
국내 최초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상용화 한 메디톡스가 회사 전 직원이 대웅제약으로 균주를 빼돌렸다는 의혹 제기에서 이번 분쟁의 중점은 양 사 균주의 동일성이었다. 국내외 소송을 진행하며 신경전을 벌이던 양사 대결구도는 이번 포자 감정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메디톡스 주장에 따르면 메디톡스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Hall A Hyper' 균주는 어떤 환경에서도 포자를 생성해선 안 된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 포자형성을 확인하며 공세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메디톡스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포자감정의 경우 당초 염기서열 전체 분석을 요구했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우선적인 검증일 뿐이며, 오는 20일 ITC로 넘겨지는 양 사 분석을 토대로 한 최종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측이 주장한 포자형성 역시 큰 의미를 둘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ITC 소송 감정시험이 양사가 감정인을 지정, 서로의 균주와 자사 균주를 감정하는 만큼 소송 본질에서 엇나간 공세일 뿐이란 주장이다. 대웅제약이 이번에 발표한 ITC 감정 포자형성은 대웅제약 측 감정인이 메디톡스 제품이 아닌 자사 '나보타' 균주의 포자형성을 확인한 내용이다.
3년 간 지속된 양사 분쟁이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쉽사리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당장 양 사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게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민사소송 특성 상 수 차례 공방이 이어지며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외형 확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시장 성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진행 중인 국내외 민사소송은 최종 결과 도출에 향후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보다 각 사별 진행 중인 해외 주요 국가 성정에 따라 기업 가치가 산정될 수 밖 에 없다"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