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황유 지침 발표로 엔진고장 우려 다소 해소

ISO, 점성도 30~380 센티톡스 수준 설정
"기준에 맞게 생산하면 엔진사고 발생 감소할 듯"

입력 : 2019-09-2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환경규제 대체 연료인 저유황유에 대한 지침이 드디어 나왔다. 그동안 저유황유가 선박 엔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최근 2020년 발효될 국제해사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 대응방안 저유황유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다. ISO는 정유, 해운, 엔진메이커 등 관련 업계 이해당사자들과 현재 현재 생산되는 수천가지의 저유황유 샘플을 분석하고 테스트를 거쳤다. 
 
이를 통해 가장 보편적인 저유황유 점성도는 30~380센티스톡(cSt)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센티스톡은 기름의 점성을 나타내는 단위이며 숫자가 낮을 수록 기름이 묽다. 선사들은 규제에 대처하기 위해 황함량이 0.5% 이하인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하지만 황함량이 낮을 수록 기름은 더욱 더 묽어지게 된다. 
 
묽은 기름은 곧 선박 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동안 선박에 탑재된 엔진들은 모두 기존 연료 고유황유(벙커 C유) 사용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고유황유 점성도는 380~500센티스톡 수준인 반면 저유황유 샘플 중에는 점성도가 6~7센티스톡까지 떨어진 것도 있었다. 
 
점성이 높은 기름에 맞춰 만들어진 엔진에 갑작스럽게 묽은 기름이 투입되면 엔진 고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선박이 운항 중에 멈추거나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사들은 고유황유에 비해 더 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하고도 엔진 고장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ISO가 이번에 점성도 지침을 발표하면서 이런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저유황유로 선박을 제대로 운영한 경험이 없어 우려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최소 30센티스톡 수준으로 저유황유가 생산된다면 큰 사고는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저유황유 점성도에 기준이 잡힌 만큼 정유사들이 이에 맞게 생산만 한다면 엔진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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