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 소비 활동 절반, 타지역서 이뤄져…지역 상권 위기

역외소비율 전국 최고 수준...해양 소비 거점 구축 필요성 대두

입력 : 2019-09-29 오전 10:08:52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인천시민 소비 활동 중 절반이 인천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도 등 인천보다 소비 여건이 좋은 수도권 지역들이 인천시민들의 구매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한 인천 지역 상권의 침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소비 거점 확보를 위한 교통망 확충과 함께 인천e음카드 활성화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안했다.
 
29일 인천연구원에 따르면 인천시민의 역외소비율은 2014년 50.33% 이후 2018년 50.92%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역외소비율은 전체 소비액 중에서 자신의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소비한 비율을 의미한다.
 
인천시의 역외소비율은 세종시를 제외하고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는 서울과 경기도 등 인천시민들이 보다 폭 넓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비 선택지가 많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천 지역은 고품질, 전문직 서비스재의 경쟁력이 취약한 구조로 인해 서울 지역의 소비 위성도시로 기능해 독립된 경제 거점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가계 소득 수준이 낮아 유효 수요의 절대 규모가 증가하는 데에 한계가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서울에서의 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서 휴일 당일 쇼핑형 관광 소비가 많았는데, 주로 쇼핑몰과 대량 양판점, 쇼핑센터 등에서 소비가 이뤄졌다. 그 중 가전, 가구 제품의 경우 서울에서 구매하는 비율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업종으로 봤을 땐 일반음식점과 레저, 학원, 의류, 대인 서비스 및 용역, 일반병원, 할인점의 역외소비율이 전국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 지역구 중에선 강화군의 역외소비율이 22.86%로 가장 낮았으며, 동구가 66.09%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다른 지역 거주민이 인천으로 와서 소비하는 소비유입률은 25.3%에 그쳐 수도권 내 다른 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 거점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를 활용해 경기 북부와 인천 연안, 경기 서해안권을 연결하는 해양 소비 거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승헌 인천연구원 지역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역내 소비 창출형 교통망 체계 논의에서 소비 변수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e음카드를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천e음카드는 구매자가 인천 시내 가게에서 구매 활동을 하면 일정 부분을 환급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인천e음카드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최근 도마 위에 오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조 연구위원은 “인천e음카드 예산을 처음 수립할 때 과소평가 한 부분이 있고, 재정이 뒤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시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월 결제 한도액을 정하거나 업종별로 다른 캐시백 비율을 적용하는 등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병래 인천시의회 의원은 “역외소비율 증가는 인천지역 내 기업과 자영업자의 매출 부진을 가져와 인천지역 고용과 가계소득 부진 등 악순환을 초래함으로써 인천지역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토론회 등을 거쳐 역외소비율을 개선할 수 있는 장단기적 방안을 도출하고 정책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역외소비율이 세종시 제외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 재래 시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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