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주말새 의심신고만 나오며 잠잠한 듯 했으나 충청남도에서 의심신고가 발생하자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 여부를 떠나 한강 이남에서 처음 신고가 일어났다는데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충남은 전국 돼지의 5분의1을 키우는 최대 단지인데다 그간 정부가 집중했던 지역의 방어선이 무너진 만큼 앞으로 더 확산세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경기도와 인천 등을 중심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이 이이지는 가운데 서울보다 남쪽 지역인 충청도에서 처음으로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그간 방역당국이 경기·인천·강원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관리한 만큼 방어선이 뚫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게다가 태풍 미탁이 내달 2일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확산 가능성을 높일 우려가 커졌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파주시의 경우 그 이전에 살처분을 마무리하고 잔존물 처리와 매몰지 관리를 잘 해야 한다"며 "강화의 경우 살처분 과정에 있을 수 있어 태풍을 감안한 현장관리와 매몰지 관리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시이동중지도 해제돼 전국적으로 축산관련 차량의 운행이 시작된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확진농가에 출입한 차량이나 분뇨 등이 퍼뜨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축산관련 차량들이 거점소독시설을 들러 꼼꼼히 소독을 받은 후 소독필증을 받아 농가에 갈 수 있도록 하고, 농장초소와 농가에서도 소독필증을 반드시 확인한 후 출입할 수 있도록 점검과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모든 유입 가능성을 열어놓고 철저히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인천의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을 방문해 ASF 국경검역실태를 점검했다. 이 총리는 "주변국에서 ASF가 발생한 이후 접경지역, 공항, 항만 검역을 강화했지만 바다에서의 ASF 유입 가능성도 있다"며 "모든 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방역 대책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 중구 서해5도특별경비단으로 들어서며 소독 발판을 밟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