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한국 패션 시장에서 글로벌과 로컬의 균형을 얼마나 잘 맞춰가는지가 숙제입니다."
전미경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은 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구호 전 서울패션위크 감독의 뒤를 이어 새롭게 부임한 전 감독은 서울패션위크에서 국내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리면서 국내 디자이너들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를 내보였다. 2020 S/S 서울패션위크의 전략으로 크게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 장 역할 강화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기회 확충 등 두 가지를 제시했다.
2020 S/S 서울패션위크 전략을 설명 중인 전미경 감독. 사진/김은별 기자
이번 시즌에는 구매력이 높은 중동 및 아시아권 12개국 바이어 135명이 초청됐다. 역대 최대 규모지만 과거 서울패션위크에 미주와 유럽의 바이어들이 상당수 초청된 것을 고려하면 질적인 면에서는 축소됐다. 내실을 갖추고자 실질적인 구매력에 무게를 둔 것이다. 디자이너들의 수주 상담 기회를 넓혀나가는 것이 목표다.
유통 패러다임을 따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패션 트렌드가 변화한 만큼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과의 협업에도 신경 썼다. 전 감독은 "글로벌 이커머스와 협업해서 우리나라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에 세계에서 영향력 있고 거래 규모가 큰 온라인 쇼핑몰 센스, 매치스패션, 네타포르테, 모다 오페란디, 마이테레사 등의 바잉 디렉터 및 시니어 바이어가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 유럽의 유명 백화점과 편집숍은 물론 온라인 바이어 30여명도 초청된다. 또한 미국 패션 매체 WWD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패션위크 기간 동안 발생하는 일들이 디지털로 현장감있게 포스팅될 예정이다.
아울러 전 감독은 세계적으로 로컬 브랜드의 홍보도 강조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실질적으로 유지하고 소통하는 것은 로컬 마켓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SNS와 온라인 플랫폼들이 성장하며 런웨이가 아니어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많아져 패션위크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국제적인 문제"라며 "4-5년 사이 주목받는 신예 디자이너들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실제 올해 서울패션위크에서는 대중성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 컬렉션 티켓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만 입장 가능했던 패션쇼의 문턱을 낮춰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시즌 큰 반응을 얻었던 글로벌 멘토단으로 구성된 멘토링 세미나, 포트폴리오 리뷰도 진행된다.
서울패션위크는 전 감독 부임 전후로 여러 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정구호 디자이너가 지난 3월 4년간 끌어온 패션위크에서 더 이상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지난 7월17일에서나 전미경 총감독이 선임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간 큰 스폰서로서 '헤라 패션위크'라는 이름을 공고히 하고 역할을 해왔던 '헤라'가 스폰서에서 빠지며 규모가 축소됐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았다.
전 감독은 차차 이런 우려를 불식할 것이라는 각오를 내보였다. 그는 "이번 패션위크에도 메인 스폰서는 없지만 내년에 다양한 스폰서들이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며 "서울 시내 곳곳에서 패션위크를 만날 수 있게 하고 아시아권에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패션위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20 S/S 서울패션위크는 오는 14일 DDP 배움터 2층 명예 디자이너 설윤형 오프닝 리셉션을 시작으로 문을 연다.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알림 2관과 살림터 지하 3층에서 32개의 국내 최정상 디자이너 브랜드와 1개의 기업쇼 '데무 박춘무', 1개의 런던 디자이너 '애슐리 윌리엄스' 패션쇼까지 총 34개의 서울컬렉션이 열릴 예정이다. 차세대 디자이너로 선정된 제너레이션넥스트 20개 브랜드 쇼와 지난 3월 2019 F/W 시즌 대학생 우수작품 패션쇼도 진행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