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약속을 이행하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17일 정부에 조선하청노동자 4대 보험 체납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지난해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아 피해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전남서남지역지회·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작년에 이 문제를 똑같이 제기했다. 이 총리가 직접 ‘문제가 많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고, 박 장관도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해결하겠다’고 했다”면서 “1년이 지났지만 그 어떤 변화도 없다. 어렵게 물꼬를 틀려고 예산을 마련했는데 올해 추경(추가경정예산)에서 삭감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측은 “현대중공업하청노동자 2000여명이 임금 체불을 겪고 있다”며 “대출을 받으려했지만 4대보험 체납으로 대출도 되지 않고 신용카드 발급도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4대보험 체납 문제를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하라.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앞서 금속노조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도 정의당 윤소하 의원 주최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 체납 피해는 명백히 정부의 잘못된 정책, 탁상행정 때문”이라며 “당연히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구제 역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항의했다.
금속노조가 1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에 조선하청노동자 4대보험 체납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사진/최서윤 기자
조선하청노동자 4대 보험 체납 문제는 지난해 불거졌다. 당초 박근혜정부가 2016년 7월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사용자를 위해 4대 보험 체납 유예기간을 뒀는데, 하청업체가 실제로는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서도 노동자들의 급여에서 건강보험 등 4대 보험료를 원천징수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횡령을 제도적으로 보장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문제를 방치하는 사이 체납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폐업 등으로 국민연금을 탈퇴해 사실상 징수가 불가능한 사업장의 체납액은 지난해 1월 134억원에서 지난 8월 207억원으로 늘었다. 또 조선업 사업장 국민연금 전체 체납사업장 1323곳, 체납액 254억원 중 탈퇴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업장 수로는 91%, 체납액으로는 81%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해결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 총리는 지난해 5월 추경 심사 당시 국회 예결특위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확인해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박 장관도 피해 구제를 약속한 바 있다.
노조는 이날 오후 집회를 마치고 이 총리 앞 항의서한도 전달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