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오는 23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정경심 교수에 대한 영장심사를 23일 오전 10시30분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정 교수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는 23일 오후 늦게 또는 24일 오전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자녀의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비리 등 사건에 대해 10개에 이르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검찰과 정 교수 측이 다른 견해를 주장하고 있어 검찰의 혐의 소명 정도가 영장심사 결과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툼의 여지, 범죄 혐의 소명 등은 구속영장 발부를 결정하는 주요 사안이다.
이번 구속영장에 포함된 자본시장법 위반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운용자에 대해 적용되는 혐의인 만큼 검찰은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운영에 사실상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교수의 변호인단은 "사모펀드 부분은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와 정 교수를 동일시해 조씨 측의 잘못을 정 교수에게 덧씌우는 것"이라며 "결국 사모펀드 실질 운영 주체 문제에 대한 오해로 인해 생긴 문제"라고 반박했다.
구속영장 발부 사유 중 하나인 증거인멸과 관련해서도 양측의 견해가 갈린다. 정 교수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자산관리인 김모 한국투자증권 차장에게 PC 하드디스크 교체를 부탁했다. 또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사모펀드 투자 운용 보고서 작성을 의뢰해 제출했다. 검찰은 이들 행위를 증거인멸 시도로 보고 있다. 반면 정 교수 변호인단은 "인사청문 단계에서의 사실 확인 노력과 해명 과정까지도 증거인멸 등으로 보고 있으나, 이는 근본적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 교수의 건강 상태도 법원의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최근 뇌경색, 뇌종양 등을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검찰에서 요구한 CT, MRI 영상과 신경외과의 진단서 등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정 교수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관계자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변호인의 협조를 받아 건강 상태를 검증했고, 검증할 수 있는 자료도 제출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 21일 정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교수는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코링크PE와 관련해서는 업무상횡령, 자본시장법 위반(허위신고, 미공개정보이용),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또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적용됐다.
한편 검찰은 웅동학원 사무국장인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 위해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다. 조씨는 웅동중학교 교사 지원자 부모들로부터 채용을 대가로 돈을 받고, 필기시험 문제지 등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웅동학원의 공사대금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위장 소송을 제기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구속영장 기각 이후 처음으로 지난 21일 조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영장심사가 오는 23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출입구 유리에 검찰기와 태극기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왕해나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