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회 시정 연설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 등 5부 요인 및 여야 5당 대표와 환담을 가졌지만, 야당과는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난 건 지난 7월 청와대 회동 후 석 달여 만이다.
이 자리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남북관계와 관련해 "남북문제가 잘 되면 우리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국회에서도 깊이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대통령은 모든 정치의 중심이기 때문에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거론하며 "조국 장관 관련해선 잘해주셨다"며 "다만 국민의 마음이 분노하고 화가 난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답을 하지 않고 옆에 있던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다른 질문을 하는 등 화제를 돌렸다. 이에 황 대표는 시정연설 직후 "조 전 장관 임명으로 국민 마음이 상했다. 이 부분을 (시정연설에서) 위로 말씀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역시 불통이었다"고 비판했다
시정연설에 대한 평가도 분명하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민생과 경제활력에 집중하는 내년도 예산의 방향이 혁신·포용·공정·평화의 네 갈래로 구체화된 것에 대해서 공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논평에서 "야당의 초당적인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한국당 황 대표는 "한마디로 절망적인 시정연설"이라며 "대통령의 인식과 처방이 이런 수준이라면 내년에도 더 큰 위기가 덮쳐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논평에서도 "문 대통령의 연설은 대통령이 여전히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자화자찬만 있고 반성은 없는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시정연설에 앞서 환담을 하러 들어서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