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 이원석 기자]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9일 "남유럽국들의 재정위기에 과도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해 금융권간 핫 라인을 통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황별 대응전략(Contingency plan) 재점검을 통해 만일의 사태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임 차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우리경제가 세계 시장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유럽 국가들와의 경제 연계성을 감안하면 영향은 제한적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국내 금융기관의 익스포져(투자대출 규모)가 총 익스포져의 1.2%에 불과한데다 한국의 안정적인 재정건전성, 충분한 외환보유고,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으로 한국 경제의 신뢰도가 높아져 경제 여력이 충분히 감당한 만한 수준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임 차관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대외적 불안요인의 국내 영향에 대해서는 정부와 관련 기관이 예의주시하며 필요할 경우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국내외 불안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를 통해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는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비상금융통합상황실'을 마련해 국내은행의 외화차입과 만기도래 등을 일별로 점검해나가기로 했다.
또 이미 구축된 금융권과의 외환 핫 라인을 가동하는 한편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입과 펀드환매 동향 등도 매일 점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위기시 가동됐던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을 재점검하고 주요 20개국(G20) 차원의 국제공조를 위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지시로 9일 G20재무차관 컨퍼런스콜를 열어 그리스 상황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그리스와 스페인, 포루투갈, 이탈리아 등 4개국에 대한 국내 금융기관의 익스포져는 6억4000만달러에 불과하고 수출도 전체의 2.3%수준이 82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한국의 재정건전성은 위기이후 제조업 기반의 회복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고 지난해말까지 350억조원인 한국의 총 부채규모도 국내총생산(GDP)대비 33.8%에 그쳐 80%에 육박하는 주요 20개국(G20) 평균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 44%에 달하며 불안을 이끌었던 단기 외채비중도 37% 대로 낮아졌고 외환보유고도 2788억7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외부 위험에 대한 대응이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임 차관을 비롯해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이 참석했다.
◇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9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