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사건 관계인에 대한 심야 조사를 제한하고, 별건 조사를 금지하는 등 수사 방식 개선을 위한 규정이 마련됐다.
법무부는 '인권보호수사규칙(법무부령)'을 제정하고, 오는 12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날 제정된 인권보호수사규칙은 기존에 법무부 훈령이었던 인권보호수사준칙을 법무부령으로 상향해 규범력을 높였다.
우선 장시간 조사와 심야 조사를 제한했다. 1회 조사는 총 12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식사나 휴식을 제외한 실제 조사 시간은 8시간이다. 피조사자가 소년이면 총 조사 시간이 8시간, 실제 조사 시간이 6시간으로 제한된다.
심야 조사는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 조사(열람 시간 제외)'로 명시해 심야에 조사하지 못하게 막았다. 다만 조사를 받는 본인이 출국 등 이유로 서면으로 요청하는 경우, 공소시효 또는 체포시한이 임박한 경우는 예외다. 현행 인권보호수사준칙은 자정 이후 조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피조사자 또는 변호인의 동의만으로 예외적으로 자정 이후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가 31일 사건 관계인에 대한 심야 조사를 제한하고, 별건 조사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권보호수사규칙(법무부령)'을 제정했다. 검찰 '특별수사부'가 '반부패수사부'로 명칭을 바꾼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층별 안내판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당한 별건 수사나 수사 장기화도 금지된다. 수사 중인 사건의 범죄 혐의를 밝히기 위한 목적만으로 관련 없는 사건을 수사해 부당하게 피의자를 압박하는 이른바 '압박 수사'를 금지하고,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 없는 새로운 범죄 혐의를 찾기 위해 수사 기간을 부당하게 지연하는 '먼지 떨기식 장기간 수사'를 금지했다.
출석 조사는 최소화하고, 출석 요구 사실은 의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피의자, 피해자, 참고인에게 출석을 요구할 때는 출석 조사 필요성과 전화, 이메일 조사 등으로의 대체 가능성 등 수사 상황과 진행 경과를 고려해 출석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출석을 요구한 사실을 서면으로 기록해 사후 점검도 가능해진다.
법무부가 31일 사건 관계인에 대한 심야 조사를 제한하고, 별건 조사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권보호수사규칙(법무부령)'을 제정했다.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외에 사회의 이목을 끌만한 중대한 사건 등 중요 사건을 수사하거나 처분할 때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관할 고검장에게 지체 없이 보고하도록 해 중요 사건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가 적법하고 적정하게 이뤄지도록 조치했다. 인권보호수사규칙을 위반해 현저하게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침해했거나 적법 절차를 위반했다 볼 타당한 이유가 있으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보고되도록 해 실효성을 강화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