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심사 시작부터 '삐걱'

"과거정부 세수할당" 김영문 관세청장 발언 공방…뒤늦게 "부적절 발언 사과"

입력 : 2019-11-04 오후 3:45:4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본궤도에 올랐지만, 시작부터 공방을 벌이는 등 난항을 예고했다. 
 
예결위는 4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20년도 예산안 등에 대한 경제부처 부별 심사에 나섰지만 엉뚱한 내용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최근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때 청와대 태도와 과거 정권에서 세수 부족을 메우려 할당액을 지시했다는 김영문 관세청장의 지난 회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논란을 키웠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4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20년도 예산안 등에 대한 경제부처 부별 심사를 실시했다. 사진/뉴시스
 
앞서 운영위의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서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국방비 문제를 놓고 충돌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야당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 받는 등 난타전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회의 시작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 자리에 출석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운영위 국감에서의 강 수석 태도는 국회를 무시하고 나아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였다"며 "정부는 성의있고 국민을 존중하는 자세로 정책질의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도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을 이렇게 취급하는 태도에 대해 청와대에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본연의 예산심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예결위가 여야 간 소모적 기싸움으로 공전하지 않고 실제 국민들의 아픈 부분 어루만지는 부별심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도 "지금 이 자리는 2020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자리지 운영위 국감을 총평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야당은 김영문 관세청장의 발언도 언급하면서 대여공세를 강화했다. 특히 한국당은 김 청장의 발언을 두고 '과거 정권 탓을 한다', '과잉 충성으로 인한 헛소리'라고 비판하며 파면을 요구했다. 김 청장은 지난달 30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무리한 과세에 따른 줄소송 지적에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세수 부족을 위해 세수를 독촉해 무리한 추진을 했던 게 지금 소송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본래 예상된 세수보다 평균적으로 1조2000억원 정도를 더 걷으라고 했다. 할당액 지시가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비판이 이어지자 김 청장은 "할당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했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조금 무리한 표현으로 들렸다는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기재부가 예산 추계를 하면서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1조2000억원을 더 걷기로 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기재부가 정상적인 세수 추계와 세법 개정에 따른 세수를 넘어서 지하경제 양성화 항목으로 돈을 더 걷기로 했었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관세가 합리적으로 누수 없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는 세정 노력으로 이해한다"며 "세수가 부족할 때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등의 세정 노력 강화는 당국의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김영문 관세청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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