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지난 3분기 저조한 성적을 거둔 석유화학 업계가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공통된 주요 부진 요인으로 꼽는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미 다음 분기로 접어든 지난 달 수출 동향에도 영향을 미친 만큼 4분기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유화부문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8.1%로, 12.1%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떨어졌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1분기 10.6%, 2분기 9.7% 순으로 내림세를 이어왔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3803억원 중 유화부문이 3212억원을 차지했지만, 이는 5284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39.2% 하락한 규모다. 전체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한 건 영업이익 712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한 전지를 포함, 첨단소재와 생명과학 부문이었다.
LG화학은 유화부문 부진한 실적과 관련해 “주요 제품 스프레드 축소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고 설명했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선 “주요 제품 스프레드는 현 수준으로 당분간 지속 전망되나 추가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석유화학 고부가 제품 매출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146억원으로, 5036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37.5%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로마틱부문에서 중국 파라자일렌(PX) 신규 설비 대규모 가동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은 4분기에도 “대산공장 정기보수 및 역내외 대규모 신·증설에 따른 스프레드 둔화로 수익성은 약보합 추세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 부문도 같은 시기 영업이익이 1936억원으로 집계, 3455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다. 파라자일렌 가격 하락 등 글로벌 신·증설 여파와 경기둔화로 보합세 시황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여전히 4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손실 개선을 보이고 있는 배터리 사업과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등 소재사업 실적 기여를 노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도 합성고무 수익성 악화로 인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5% 하락한 686억8000만원에 그쳤다.
최근 주요 석유화학 업체가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지만 성적은 저조했다. 사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내 공장 모습. 사진/여수시청
업계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부진으로 꼽힌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석유화학 수출은 7월 12.4% 감소한 데 이어, 8월 -19.2%, 9월 -17.6%로 감소를 거듭했다. 신증설 설비 정상 가동과 정기보수 감소에 따라 물량은 증가한 반면, 국제유가 하락과 미중 분쟁 지속 등 불확실성 심화로 글로벌기업이 구매를 지연하면서 단가는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는 이런 수출실적 악화가 전년도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라고도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악화요인이 지속하는 가운데 10월 석유화학 수출도 22.6%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4분기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지난 달 31일 화학산업의 날 행사에 참석한 화학업계 CEO들도 한결같이 “업황이 어렵다. 모두 울고 있다”면서 예년 행사 대비 언급을 꺼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오는 13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1100억여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축이 나오지만, 태양광 사업부문에 힘입은 수치일 뿐 석유화학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