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문제와 한미 연합공중연습 조정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50분 동안 청와대 본관에서 방한 중인 에스퍼 미 국방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일행을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고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일본에 대해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며 지소미아와 관련한 우리의 기본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이슈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 사안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일본에도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미일간 안보 협력도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고, 에스퍼 장관은 공감을 표했다. 이는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한미일 안보협력은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최근 에스퍼 장관이 북미 비핵화 대화 촉진을 위해 "올해 한미 공중연합연습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은 이에 대한 북측 반응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한반도 상황이 매우 불안정했지만, 지금은 대화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에스퍼 장관도 깊이 공감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지금의 평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함께 공통의 목표를 이뤄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
이날 면담은 당초 30분간 진행될 접견이었지만,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이상 길어졌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에스퍼 장관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별도로 분담금에 대해 논의했는지에 대해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미국 측 압박이 더 강해지고 추가 요구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왜 추가적인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가정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아직 시일이 며칠 더 남아있다. 지금 마치 지소미아가 완전히 종료가 결정된 것처럼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은 시일이 좀 더 남아있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정부도 이 상황이 나아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지금 약 일주일 정도 시한이 남아있는데 일본의 변화된 입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청와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