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청와대 앞으로 다시 자리를 옮겨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이틀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천막에서 새벽 3시30분쯤 일어나 곧장 다시 청와대로 향했다. 당초 국회 앞으로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도 청와대 앞으로 변경됐다. 황 대표는 회의에서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며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요구했던 지소미아 종료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세 가지를 재차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 대표는 특히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와 관련해 "문재인정부가 근본적으로 착각하는 게 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같은 국익 문제를 놓고 단식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그러나 조국 사태 면피를 위해 지소미아, 그리고 한미동맹 같은 국익을 내팽개친 것이 과연 누구냐. 바로 문재인정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는 본질적으로 한일문제를 넘어 한미문제"라며 "지소미아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나라는 미국이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한미군 감축까지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기본적 신뢰가 없는 동맹은 있을 수 없다"며 "한미동맹의 역사상 이렇게 큰 위기가 온 적이 없었다. 지난 70년 대한민국의 안정과 번영을 가능케 했던 핵심 요소가 한미동맹과 한미일 삼각협력인데, 문재인정부는 이 성공의 공식을 깨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정부가 국민을 지키지 않고 위기에 빠트리면 제1야당 대표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은 저항하고 싸우는 것밖에 없다. 저의 단식은 국민 여러분의 삶과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 외에 아무 다른 목적은 없다"며 "단식 과정에서도 현안 대응과 당무 처리에 대해서도 철저히 챙기겠다. 무엇보다 지금 중요한 통합과 혁신의 노력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도 청와대 앞에서 계속 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하루 2교대로 당직자 4명씩 근무를 서며 황 대표의 단식 투쟁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틀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