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 참여단 62.6% "학원 일요휴무 찬성"

사교육 '풍선효과' 염려는 73.1%…서울교육청, 내년 2월까지 정책 연구하고 도입 여부 결정

입력 : 2019-11-26 오후 1:54:3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학원 일요휴무제를 두고 당사자와 시민이 참여한 공론화 참여단이 과반의 찬성 의견을 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매우 큰 것으로 파악됐다.
 
학원일요휴무제 공론화추진위원회는 학원일요휴무제 시행을 26일 서울시교육청에 권고했다.
 
학원일요휴무제에 대해 공론화 시민참여단 171명 중 ‘찬성’하는 의견이 62.6%, ‘반대’하는 의견이 32.7%, ‘유보’ 의견이 4.7%로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특히, 2차 숙의를 거치면서 찬·반 의견 모두 소폭 증가했다.
 
일요휴무제의 대상을 전면적으로 하자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더 적은 편이었다. 찬성 의견은 높은 학급별 추진과 관련해 △초·중·고 모두 (39.8%)를 선택한 의견이 가장 많았으나 △초·중만 28.7% △초등학생만 10.5% 나오고, 특히 초·중학생으로 제한하자는 의견이 1차보다 2차에서 높아졌다. 추진위는 다양한 의견을 확인함에 따라 전면적 도입, 또는 점진적·단계적 도입 등 구체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주말에만 하는 경우가 많은 예체능은 예외를 두자는 의견은 상당했다. 일반교과와 예체능교과 학원 모두를 쉬게 하자는 의견은 1차 때 33.9%였으나 2차에 19.3%로 급감했고, 일반교과만 쉬자는 의견은 같은 기간 38.6%에서 58.5%로 과반이 됐다.
 
결과가 나오자, 반응은 엇갈렸다. 나명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노동자는 주52시간을 논하는 판에 아이들은 밤 늦게까지 일하고 있다"며 "토요일까지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홍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정책실장 대변인도 "단기적으로는 사교육의 총량을 줄이는 의미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공교육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회장은 "학교가 성적 상위와 하위의 수요를 충족 못 시키니 학원에 어쩔 수 없이 보내는 거 아니냐"며 "일률적·획일적인 정책은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박종덕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도 "학원 시장은 줄어들지 몰라도, '풍선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부작용을 줄이고 공교육에서 휴무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민참여단은 휴무제 실시 이후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장애요인을 2가지 고르게 한 결과, 73.1%가 '개인과외 교습이나 스터디카페 등에서 불법 개인과외가 성행할 것'을 걱정했고 '평일 내지 토요일 학원 수강 시간이 증가할 것'이 48.0%로 뒤를 이었다.
 
게다가 현재 일요일에 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이나 보내고 있는 학부모 4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46.7%가 휴무제 이후 자율학습을 할 것이라고 했고 그냥 쉰다는 응답률은 15.6%에 지나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2020년 2월까지 전문가와 당사자에 대한 심층면접, 해외 사례 연구, 법적 검토 등이 포함된 정책 연구를 할 계획이다. 이후에 정책 시행 여부 등을 결정하지만 일부 결정된 바도 있다. 정책을 시행한다면 재학생 대상으로만 하기 때문에, 재수생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숙학원도 서울 밖에 있기 때문에 금지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공론화 과정을 통해 시민·학생·학부모·전문가 등이 참여해 깊이 숙고하면서 최선의 해결책을 민주적으로 모색하는 선례를 만들었다”며 “양쪽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오는 2020년 상반기에 관련 정책연구 결과 및 종합적인 검토 후에 교육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승빈 학원일요휴무제 공론화추진위원장이 2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공론화 결과 발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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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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