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용산 한남3구역에 국토부 등과 합동점검을 벌여 20여건을 적발하고 3개 건설사를 수사의뢰한 서울시가 조합에도 권고한 시정조치를 이행할 것을 압박했다. 김성보 주택기획관은 26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브리핑을 갖고 이날 발표한 한남3구역 현장점검 결과에 대한 질의응답을 가졌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불공정 과열양상을 보임에 따라 지난 11~14일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건설사들의 제안내용에 대한 위법성을 검토해 20여건이 도정법 제132조의 ‘그 밖의 재산상 이익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사업비·이주비 등과 관련한 무이자 지원은 재산상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제공하고, 분양가 보장, 임대주택 제로 등도 시공과 관련 없는 제안으로 간접적으로 재산상 이익을 약속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외제차와 캠핑카 제공과 가전제품 무료 제공, 특정 신용카드 지급, 조식 서비스 제공 등을 내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건설사 혁신설계안이 불필요한 수주과열을 초래하며,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 위반이라며 위법사항이 적발된 현재의 시공사 선정 과정은 입찰무효가 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해 시정조치가 필요하다고 조합에 통보했다.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입찰에 참가한 3개사에 대해서는 2년간 정비사업에 대한 입찰참가 자격제한이 적용된다.
김성보 기획관은 “구청에서 조합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받아들일지는 조합에서 결정한다. 조합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도정법 위반으로 조합에 대해서 수사를 의뢰하겠다. 시정명령대로 입찰을 중지하고 재입찰을 할지 기존 입찰을 받아들일지, 시공사들의 입찰보증금(총 4500억원)을 몰수할지는 조합에 결정권이 있다. 조합이 현명한 판단을 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김 기획관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입찰제한 여부는 수사를 통해 위법 사안이 결론날 때 결정될 것이다. 서울시는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라 경미한 범위(사업비 10%) 이내에서 대안설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불가 방침을 통보한 특화설계를 혁신설계로 이름만 바꿔서 진행하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사가 서울시를 무서워하지 않고 공정위만 겁낸다. 법률적 검토를 거쳐 불공정 소지를 살핀 뒤 공정위에 조치를 요청할 생각이다. 서울시와 정부는 정비사업 비리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관행적으로 금품 제공이나 의사 표시를 하고 있다. 시공사들이 거주공간이 아닌 금융상품으로 보고 있어 시공사들의 횡포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도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서울북부지검과 긴밀한 협조하고 있으며, 법률자문을 거쳐 최종 결정을 내렸다. 행정청의 의지와 건설업계에 대한 자정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더욱 중요하다. 앞으로 강력하게 대응해 과열경쟁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기획관이 26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한남3구역 현장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