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 3분기 성장률이 0%대에 그치며 정부가 목표치로 제시한 올해 2.0% 성장률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0.93%이상 나와야 하지만 기업 투자와 민간소비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성 여부는 하반기 정부의 재정집행에 달렸겠지만 이마저도 회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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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연간 2%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에만 0.93~1.03% 성장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0.3%, 2분기 1.0%, 3분기 0.4%였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경제부 부장은 "2.0% 달성 가능 여부를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라며 "정부가 4분기 이월, 불용 예산을 최소화하면서 재정 집행을 최대한 하려고 하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투자와 소비가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성장률을 견인할 수 있는 카드가 정부 재정 카드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3분기 국민소득을 보면 지출항목별로 투자를 나타내는 총고정자본형성은 전기대비 2.7% 줄었고 기여도도 0.8%p 감소했다. 최종소비지출의 기여도는 0.3%p로 2분기(0.7%p)보다 위축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나온 수치로는 2% 달성이 불가능하지만 정부가 재정 총력집행을 할 경우 2% 근처 숫자는 만들 수 있다"면서도 "대외 여건이 급격히 개선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상반기 경기를 끌어내린 이슈 가운데 노동비용 이슈가 가장 크다. 정부가 정책 추진 궤도를 수정보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도 정부지출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경우에 2%를 하회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지난달 29일 한은 경제전망 발표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정부의 재정집행 실적이 한은 전망치에 반영한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2% 성장에 대한 하방리스크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3분기 GDP디플레이터는 -1.6% 1999년 2분기(-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승철 부장은 "내수 디플레이터의 오름세가 둔화했고, 수출 디플레이터의 하락폭이 확대했다"며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이 하락한데 기인한다"고 말했다. 3분기 내수 디플레이터는 전분기 1.7%에서 1.0%로 둔화했고, 수출 디플레이터는 -2.0에서 -6.7%로 마이너스 폭이 확대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디플레이션 공포에 대해 한은은 선을 그엇다. 그는 "우리나라는 GDP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반도체와 유가 등 수출입 가격의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GDP 디플레이터를 가지고 국내 물가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