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사드 갈등'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왕 부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통해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이며 나아가 파트너"라며 다자주의 체제 수호에 함께 나설 것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강 장관과 만나 "현재 세계 안정과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가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주의 행위가 국제관계 규칙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국제법을 기초로 하는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굳건하게 세계무역기구(WTO)를 초석으로 하는 다자무역 체제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이며 파트너"라면서 "다 같이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 장관은 "서울에서 다시 만나 그간 양국관계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성과를 평가하고 다소 미진한 부분에 대해 개선·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을 통해 정상 및 고위급 교류 활성화 방안, 경제·환경·문화·인적 교류 등 실질 협력을 증진할 구상과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 지역·국제정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과 왕 부장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20분 동안 회담을 마친 뒤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으며 한반도에 결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데에 공감대를 이뤘다. 또한 사드 사태 이후 경색된 한중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해 전방위적인 협력과 대화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왕 부장과 강 장관은 회담을 한 뒤 만찬도 함께하며 양국 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5일엔 왕 부장이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한국 전·현직 국회의원, 기업인, 언론인 등과 오찬 행사도 예정돼 있다.
한편 왕 부장의 공식 방한은 2014년 5월 이후 5년6개월 만이다. 왕 부장은 2015년 10월에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리커창 총리의 방한을 수행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후 중국의 외교 수장으로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강경화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