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필리버스터에 ‘엄마들’이 '맞필리버스킹'

정치하는엄마들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국회 앞서 진행…"유치원 3법 저지 위한 꼼수"

입력 : 2019-12-05 오후 3:08:46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자유한국당이 비쟁점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유치원 3법과 '민식이법' 처리에 제동이 걸리자, 학부모 단체가 '맞필리버스킹'에 나섰다.
 
5일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에 따르면,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3일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필리버스킹(필리버스터 및 '버스킹' 합성어)을 진행하고 있다.
 
요구 사항은 199개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즉각 철회, 어린이생명안전법(민식이법 등)·청년기본법·포항지진특별법을 포함한 비쟁점 법안 처리에 조건 없는 즉각 협조 등이다.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필리버스킹을 지속하며, 주말에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공식 입장문에서 한국당이 유치원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유치원 3법을 막으려는 의도를 감추려고 199개 안건 모두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의원 108명이 토론하면 안건 1개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해도 정기국회 종료까지 정기국회 끝까지 국회를 마비시킬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당 황교안 당대표가 한국유치원 총연합회(한유총)의 고문변호사를 지냈다는 점, 나경원 원내대표가 홍신유치원 원장의 자매라는 점, 한국당이 시설사용료·회계분리 등 '독소조항'을 당은 유치원 3법 수정동의안을 발의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필리버스킹 사흘째이자 기온이 영하권인 이날 오전 김정덕 활동가는 입장문을 읽은 뒤, 정치하는엄마들이 지난해 낸 책 '정치하는 엄마가 이긴다'를 낭독했다. 해당 서적에는 "정치인들이 저출산을 걱정한다고 하지만 정작 아이들을 위한 투자는 후순위"라며 "헛헛한 공약만 남발했을 뿐, 정치인이 부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역시 활동가인 류하경 변호사 역시 "오늘 아침 날씨가 영하 5도지만 우리는 필리버스킹을 계속 할 것"이라며 "법 만들고 아이 보호하고, 국민 행복 위해 일하라고 뽑은 국회의원이 일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김정덕 활동가가 5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필리버스킹'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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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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