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금융당국이 100조원 규모로 불어난 금융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대출·보증 등 위험 노출액) 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죈다. 증권사와 여신전문사의 채무보증 취급한도를 제한하고, 채무보증에 관한 자본적정성 및 충당금 적립 제도를 개선해 금융회사의 리스크를 관리할 방침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열고 부동산 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방안, 금융회사의 고위험 기업부채 부문 투자 동향 등을 논의했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사의 수익추구가 심화되고 있다"며 "부동산 PF 등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해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져 규모는 100조원에 이른다. 특히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는 28조1000억원에 달했는데, 지난 2013년 말(12조1000억원) 대비 16조원이나 늘었다. 이는 증권사 등이 리스크는 높지만 고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신용공여형 채무보증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채무보증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채무보증 취급한도를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 100%, 여전사 여신성 자산 3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는 증권사나 여전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 규제가 별도로 없어 일부 금융회사들의 채무보증 규모가 187%에 육박한 수준이다. 또 증권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에 대한 신용위험액 산정시 위험값을 12%에서 18%로 상향하고, 여전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에 대손충당금 적립의무도 부과한다.
부동산PF 대출이 확대될 수 있었던 유인도 제거하기로 했다. 우선 발행어음 제도와 기업신용제도 등을 손보고 부동산금융 익스포져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다. 내년 1분기까지 부동산PF 익스포져로 인한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는 스트레스테스트 체계를 구축한 뒤 매년 실시할 계획이다. 이밖에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전반을 포괄하는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우리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산업의 건전성 확보라는 금융권 전체의 공동 이익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라며 "금융회사들이 변경되는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개선 사항들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서는 국내 금융회사의 고위험 기업부채 부문 투자 동향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손 부위원장은 "금융회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상 고위험 기업부채 자산에 대한 투자 규모는 크지 않아 금융산업 건전성이나 금융시장 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앞으로 글로벌 시장 여건이 변동할 경우 기업부채 자산의 부실이 확대될 소지가 있고, 이 경우 금융회사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매개로 국내 시장으로도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의 고위험 기업부채 자산 투자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