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근무할 당시 업무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유 전 부시장의 의혹과 관련한 업체 2곳도 포함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유 전 부시장과 대보건설 관계자 등이 유착한 단서를 포착해 서울 강남구 수서동 대보건설 본사 등 4곳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유 전 부시장의 비리를 확인하면 수사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있는 '조국 민정수석실'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부시장은 지난 2017년 8월부터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했으며, 이 기간 여러 업체 관계자로부터 차량 등 편의를 제공받고 자녀 유학비와 항공권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담은 첩보가 접수돼 특감반의 감찰을 받았다. 하지만 유 전 부시장은 별다른 징계 없이 지난해 3월 사직한 이후 그해 7월 부산시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특감반 소속이었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은 지난 2월 윗선에서 해당 감찰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조국 당시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을 직권남용,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고발장에는 청와대가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의 수사 상황을 확인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지난달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당시 특감반원들은 유 전 국장이 차량 등 편의를 제공받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비위를 입수해 감찰을 시작했다"며 "감찰 보고서가 작성됐고,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과 박형철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을 거쳐 조 장관에게 보고가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11일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청 등 국감에서 유 전 부시장에게 "2017년 말 청와대에서 유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지시가 있었다. 윗선에서 지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면서 "조국 전 수석을 만난 적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유 전 부시장은 "실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통화도 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유 전 부시장은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강제 수사에 착수한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사의를 표명했다. 유 전 부시장은 "현재와 같이 왜곡된 정보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시정에 전념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한 부산시의 부담을 덜기 위해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11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한 오거돈 부산시장과 유재수 경제부시장이 조원진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