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이중 언어 특구'에 대한 답변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구 선정은 오해라고 밝혔지만, 이주배경 학생이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데, 왜 선주민이 새 언어를 배워야 하는지 의구심을 갖는 주민들이 있는 상황이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시교육청 시민 청원 게시판에는 '영등포, 구로, 금천구의 '이중언어' 특구 지정 결사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있다. 시교육청의 답변은 다음주 내로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10월23일 올라온 청원은 "남부 3구 아이들이 중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 하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를 않는다"며 이중언어 특구 지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0월2일 "영등포구 다문화교육지원센터 개소식에서 남부 3구 학생들이 이중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여기에 특구 지정 소문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이 특구 지정은 사실이 아니라고 진화하기는 했지만, 선주민이 중국어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일부 주민의 의구심은 지속되고 있다. 이주 출신이 한국어를 배우는 게 먼저라는 의견도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이주배경 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는 하지만, 습득하기 힘든 환경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영남 대동초 교장은 "주변 학교는 한국어 가르치는 특별학급이 없는 곳도 있고, 있더라도 학생이 5명이지만 이곳은 20명이고 대기자가 많다"며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익히면 특별학급에서 내보내는 판"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의 B중학교 교사도 "1주일에 10시간 한국어를 가르쳐도, 가정 형편상 돌봄이 부족한 상황에서 습득이 어렵다"며 "복지와 교육이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어 교육이 강제가 아닌 선택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 교장은 "중국 학생이 많은 상황에서, 중국어 교육을 필요로 하는 선주민 학생과 학부모가 있고 만족도도 높다"며 "필요한 학교가 실시하도록 수업 자율권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대림중앙시장 입구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