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현재 동종 업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이뤄지고 있는 기술 교류를 다른 업종으로 확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내년부터 다른 업종 간 지식·기술 교류의 체계적 융합 활동으로 혁신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동반성장위원회의 내년 업무 추진 계획을 보면, 현재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기술 교류 행사는 같은 업종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해주는 데 국한돼 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 관계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권 위원장은 “예를 들면 전자 산업 중소기업이 전자 산업 대기업뿐 아니라 자동차나 화학 산업 대기업에도 납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들이 수직적인 산업 생태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생태계의 일원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동반성장위원회는 지자체와 지역 대기업, 혁신도시 공공기관 등과 연계해 개최하는 혁신성장투어에 이(異)업종 기술협력 멘토링과 세미나 등을 부대행사로 추진한다. 기술혁신 동반성장 온라인 플랫폼에는 이업종 온라인 교류회를 구성해 운영한다.
권 위원장은 좀 더 많은 금융기관들이 동반성장위원회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도 주문했다. 현재 많은 금융기관들이 대기업이 예치한 자금으로 상생 협력 대출, 상생 보증 등의 형식으로 동반 성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금융 대출만으로는 금융기관의 동반 성장 프로그램을 통한 수혜 중소기업이 제한적이고 다양한 동반 성장 활동이 미흡한 실정이다.
권 위원장은 “현재 일부 은행들이 고객 중소기업들의 인재 영입을 위해 채용 박람회도 하고 있지만 이런 것들이 좀 더 확산됐으면 좋겠다”며 “중소기업들의 대출 편의를 위한 다양한 제도들을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동반성장위원회와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한다. 특히 동반성장인증을 획득한 기업이 금융기관에 지원을 요청할 경우, 금리 우대와 금융 정책에 대한 가점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동반성장 제품 인증 제도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는 대기업이 협력사와 동반성장 및 공정거래를 준수해 제품을 개발했을 경우 해당 제품에 ‘동반성장 인증 마크’를 부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동반성장 기업이 존경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가 7개 중소업체와 연합해 공동 개발한 제품에 컨설팅과 운영을 도와 함께 제품을 론칭하는 공동브랜드 ‘어깨동무’가 대표적인 사례다. 더불어 CJ제일제당이 지역 유명 중소기업과 공동 연구 개발과 영업, 마케팅을 지원해 공동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즐거운 동행’도 비슷한 경우다.
권 위원장은 “마트나 슈퍼에 가면 KS 마크나 환경 인증 제품 같은 것들을 볼 수 있는데 동반성장 인증 마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면서 “우선 식품 산업 쪽에 부분적으로 도입 가능한데 내년부터 본격화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동반성장위원회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