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19.3대1. 중소벤처기업부가 9일 발표한 '소재·부품·장비분야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에 선발된 55개사가 최종 관문까지 오며 기록한 경쟁률이다. 통상적으로 중기부가 선정하는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경쟁률이 3.5대1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 수요기업의 추천 없이 최종 선정된 11개사의 경쟁률은 58대1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 관계자는 "전례가 없을 정도의 높은 관심"이라고 전했다.
'강소기업 100' 선정에 특히 많은 기업들의 신청이 몰린 것은 막대한 지원 규모 때문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선정된 강소기업에는 빠른 기술혁신과 사업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R&D, 벤처투자, 사업화 자금, 연구인력, 수출, 마케팅 등 최대 182억원이 5년동안 지원된다. 정책 금융 한도만 해도 최대 100억원으로 70억원 내외였던 기존 지원 기준보다 확대됐다. 이와 별도로 내년부터 매년 1000억원씩 3년간 총 3000억원 규모로 소·부·장 전용 펀드를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 때문에 중기부는 선정 과정은 물론 사후 관리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겠단 방침이다. 기업 선정은 총 4단계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 5일 이뤄진 최종평가는 후보 강소기업의 발표, 선정심의위원의 질의응답 등 평가 과정을 모두 공개함은 물론,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97명의 국민심사배심원단이 평가에 참여해 국민들의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심사배심원단의 구성은 박영선 중기부 장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인데, 박 장관은 '강소기업 100'이 갖고 있는 중요성과 시급성, 지원규모의 과감성 등을 반영해 최대한 공개적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의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들과 선정심의위원들의 평가 결과는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진행된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 최종 평가 모습.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아울러 중기부는 매년 사후관리 실시화 함께 상시 모니터링으로 성과 평가 결과가 미흡하거나 부도·폐업·영업중단·상장폐지 등의 사유로 프로젝트의 계속 수행이 곤란한 경우 강소기업 선정을 취소한다. 다만 지원금의 오·남용과 같은 부정이 발생한 상황이 아닌 예상치 못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직면한 경우라면 그때까지 제공된 지원금을 회수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한편, 중기부는 이번 선발을 마치고 남은 45개의 빈자리는 내년 중 추가 공모를 통해 채울 예정이다. 선정심의위원, 심층평가위원, 국민심사배심원단, 신청기업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최종 선발에서 고배를 마신 25개사도 내년 추가 선발에 재도전 할 수 있다. 김영태 중기부 기술혁신정책관은 "이번에 100사를 모두 채우지 않은 것은 내년 이후의 상황 변화도 감안했기 때문"이라며 "한 번 선정되면 5년을 이어가는 정책인 만큼 몰라서 참여를 못한 기업, 준비 기간이 촉박해 미비했던 기업 등의 의견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관문에서 떨어진 25개 기업에 R&D 지원사업 우대 혜택까지는 제공하기로 했다"며 "추가 선발에서 어떤 혜택을 더 줄 수 있을지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