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삼성중공업이 SK텔레콤과 함께 업계 최초로 대전과 거제를 초고속 5G 통신으로 잇는 자율운항선박 테스트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실제 해상에서 모형 선박을 이용한 원격·자율운항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전날 대전 선박해양연구센터에 설치한 원격관제센터에서 약 250킬로미터 떨어진 거제조선소 바다 위 모형 선박을 실시간으로 원격 제어하며 국제해사기구(IMO)가 정한 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s)을 모두 만족하는 시험 운항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해상충돌예방규칙은 선박의 접근, 추월, 교차 시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국제 선박 운항 규칙을 말한다.
이번 시험운항을 통해 선박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최적운항경로를 스스로 탐색해 항해하면서 주변 장애물까지 피하는 ‘자율운항 기술’과 원거리에서 선박을 제어하는 ‘원격운항 기술’ 검증에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운항모형선박 '이지고(Easy Go)'가 스스로 주변 장애물을 피해가며 목적지까지 나아가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이날 테스트에 투입된 LNG운반선 형상의 모형선 ‘이지고(Easy Go)’는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오토 파일럿(Auto pilot)과 관성 항법 시스템을 탑재한 길이 3.3미터 크기의 자율운항 선박이다. 광대역 초고속 통신이 가능하고, 고성능 카메라와 라이다(Lidar)를 통해 주변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으며, 클라우드기반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탑재된 배터리 전기추진기가 설치돼 세밀한 원격 제어 및 자율 운항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원격관제센터에서는 이지고에 탑재된 총 5대의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주변 영상과 장애물의 위치정보를 확인하고, 모션 정보와 운항 정보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제어할 수 있다.
심용래 조선해양연구소장은 “삼성중공업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원격, 자율운항 시스템에 초고속 5G 통신 기술을 결합해 자율운항선박 기술 진보를 위한 최적의 연구 환경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이를 토대로 원격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부터 노르웨이 선급(DNV GL)과 원격 지원·승선인력 절감을 위한 스마트십 요소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한국해양대학교와도 실습선을 이용한 자율운항 선박기술 공동연구에 나서는 등 산·학·선급과 기술 상용화를 위한 협력 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대전) 내 원격관제센터에서 자율운항 중인 모형선박 '이지고(Easy Go)'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거제 조선소 주변 및 장애물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