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 초기 조짐…업비트 해킹 자금 580억, 9개 거래소서 포착

웁살라 시큐리티, 업비트 해킹사건 보고서 발표
서울지방경찰청, 해커 추적 중

입력 : 2019-12-10 오후 12:53:09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국내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해킹 사건과 관련한 피해 금액이 해외 거래소 9곳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오전 9시 기준 암호화폐 자금세탁솔루션 제공기업 '웁살라 시큐리티'의 '업비트 해킹-거래추적 실시간 상황 게시판'에 따르면, 업비트에서 도난된 이더리움은 바이낸스(Binance) 지갑 12곳, 후오비(Huobi) 3곳, 라토큰(LATOKEN) 8곳에 흘러들어갔다. 이외에 스윗체인(Switchain), 60cek, 비트제트(Bit-Z), 비트렉스(Bittrex), 빌럭시(Bilaxy), ZB거래소 등의 지갑에서도 피해 금액이 포착됐다. 
 
웁살라 시큐리티의 도노반 탄(Donovan Tan) 사이버 보안 연구원은 "해커는 해킹 직후 바이낸스와 후오비 같은 거래소에 소량의 탈취 이더(ETH)를 보냈으며 이는 현금화를 위한 사전 테스트용 송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며칠 새 상황은 크게 바뀌었고 마치 해커가 수사관들의 추적을 떨쳐내려는 듯 탈취된 자금은 순식간에 많은 지갑으로 퍼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양근우 웁살라 시큐리티 부사장은 10일 국회서 진행된 한 콘퍼런스에서 "업비트 해킹 사건 당일 추적을 시작한 결과 바이낸스, 후오비 계좌로 흘러간 자금을 확인했다. 일부는 러시아 쪽 거래소로 흘러들어갔다"며 "자금세탁의 초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해커 입장에서는 대중의 관심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 수백에서 수천 개의 계좌로 자금이 넘어가 있다"고 말했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27일 580억원 규모의 해킹 사건 탓에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웁살라 시큐리티에 따르면 현재 탈취된 이더리움은 34만2000개로 관련 혐의 지갑 개수는 7567개, 관련 혐의지갑과 거래한 개수는 1만7259개다. 현재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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