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경기도가 소상공인·전통시장·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강화 등 골목상권 활성화 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지만, 지역상권 간 불균형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창업 정책도 현장과는 거리가 있어 보완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13일 찾은 수원역 인근 대형마트와 편의시설 등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반면 역사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역전시장과 매산시장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인적이 드물었다. 택시기사 A씨는 이곳을 ‘주차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곳 시장에는 예전처럼 사람이 많지 않다”며 “젊은 사람들이 저쪽(수원역 근처)으로 많이 가서 장사(손님)도 예전만큼 못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찾은 수원 지동시장과 영동시장 등 모습은 달랐다. 매산시장과 약 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시장은 이날 손님들로 붐볐다. 점심시간 찾은 한 식당에는 많은 손님이 자리하고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예전에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쉬었다”며 “지금은 직원들의 휴식을 위해 입점한 식당들과 일정을 맞춰 화·수요일은 반반씩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지원 정책이 적용된 공간은 어떨까? 영동시장 건물 2층에 마련된 ‘수원 영동시장 청년몰’은 비슷한 위치에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한 시민은 “청년몰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 “1층 시장에서 대부분 물건을 산다”고 했다. 수익창출과 관련해 이 공간은 디자인 등에 공을 들여 꾸몄지만, 2층까지 올라와서 둘러보는 손님이 많지 않은 것이 이유였다.
13일 찾은 수원역 인근 역전시장과 매산시장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인적이 드물었다. 사진/조문식 기자
도는 최근 도내 시·군과 ‘대규모 점포 입지 개선 협약’을 체결하는 등 골목상권 살리기를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홍보하고 있다. 복합쇼핑몰·대형마트·쇼핑센터 등이 자금력에 기초해 도내 골목상권 곳곳을 잠식하고 있는 만큼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대규모 점포의 입지를 제한하겠다는 구상이다.
도는 최근 개원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시원)을 활용, 추가적인 정책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시원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을 통해 도내 전통시장 등의 자생력을 키우고, 지역경제 모세혈관인 골목상권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목표로 도가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도 관계자는 “전통시장의 경영애로에 대한 통합 처방과 함께 창업·성장·폐업·재기 등 생애 주기별 원스톱 해결책을 지원하겠다. 홍보·유통 확대와 가맹점 통합 관리를 수행하는 허브 역할도 맡는다”며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소상공인·전통시장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조사·분석 및 연구개발 등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지적되는 문제들과 관련해 도는 대규모 점포 입지 관리와 개선안 마련 등 행정 지원을 실시하는 한편, 지역여건에 맞는 점포 입지 관리 개선안과 관련 조례 개정 검토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용도지역 지정목적에 맞지 않는 준주거·근린상업·준공업지역 등에 대한 입지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골목상권 간 격차가 여전한 것을 알고 있고, 교육과 실행을 병행하는 세부적인 개선방안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며 “로컬 콘텐츠 발굴과 연계한 소프트웨어적인 보완점 등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또 청년에 대한 창업지원 등과 관련, “시장 상권 내에 텃새 등이 있어 청년들이 떠난다는 의견도 있다”며 “청년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 해소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수원 매산시장과 약 2킬로미터 떨어진 지동시장과 영동시장은 13일 손님들로 붐볐다. 사진/조문식 기자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