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앞에 빨리 가는 것보다 마지막에 빨리 가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때문에 마지막에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의 적정시점을 두고 일고 있는 시장논란에 관한 본인의 판단을 은유적으로 밝혔다.
김 총재는 14일 한은에서 한달에 한번씩 정례적으로 시중 은행장들과 함께 하는 금융협의회에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발단은 뒤늦게 도착한 은행장들의 나름의 지각론(?)이었다.
뒤늦게 도착한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오늘은 제가 안 늦은 줄 알았는데 막상 엘레베이터를 탈 때 보니 아슬아슬 했다"고 말하자 윤용로 기업은행장이 "지각하는 사람들 중에 가장 많은 변명은 다 와서 차가 밀렸다라는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분위기가 잡혔다.
김 총재는 이어 "(사람은) 누구든 실수를 하고 실수를 안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바둑을 둘 때처럼 누가 실수를 마지막에 하느냐가 (승부를) 결정하는 것 같다"라고도 말했다.
최장기간의 저금리 상태에 따른 시장 부작용의 책임 화살이 자신에 게 쏠리고 있는 부담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통화정책에 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계산된' 발언으로 판단된다.
김 총재는 또 "금융시장이 안정돼 가는 추세" 라며 다만 "남유럽발 위기 등 우리는 해외로부터 영향에 취약해 외국이 움직이면 더 움직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김 총재를 비롯해 국민, 하나, 신한, 우리, 기업, 수협은행 등 11개 시중은행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한은은 은행장들이 금융협의회에 모두 모인 것이 약 8년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