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2일 기준금리를 연 2.0% 수준으로 15개월 연속 동결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 경기 회복 낙관
김 총재는 지난달에도 "실물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한 바 있다.
이날 발언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확실히 함으로써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머지않았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또 "경제의 모든 변수는 동시에 움직이지 않으며 모든 변수가 어느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통위원들도 변수들의 변화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한발 더 다가왔음을 한번 더 내비췄다.
김 총재가 "건설은 아직 부진하지만 고용은 민간 부문에서 많이 회복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
◇ 고용시장도 봄기운
한은은 지금까지 기준금리 인상의 전제조건 중 하나로 불안한 고용사항의 개선을 들어왔는데 이같은 우려가 많이 누그러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고용동향에서 취업자수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40만명 늘어 5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고용률은 60%대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발언에 대해서는 "단지 참고용일 뿐"이라며 실질적인 금리인상의 키를 정부가 쥐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김 총재는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에 따른 유로화 약세화에 대한 질문에 "유로화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강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 남유럽리스크등 대외여건이 변수
그러나 아직까지 "해외 위험요인 등에 비춰볼 때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성은 상존하고 있다"며 그리스 등 남유럽국가 재정문제와 중국의 유동성 관리강화 등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봤다.
소비자물가의 경우에 대해서도 "당분간 안정된 모습을 보이겠지만 경기회복으로 하반기 이후 수요압력이 점차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출구전략 시행 여부와 관련해 "정부로선 당분간 현재 거시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상조론을 다시한번 드러냈다.
그는 이어 "출구전략은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해서 그 시기를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용지표의 개선이 경기회복의 청신호이긴 하지만 조금더 시간을 두고 우리 경제의 체력을 비축하고 국제 금융상황을 주시하자는 종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