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성탄절 넘기고 잠잠…전원회의·신년사서 노선결정 주목

"북미대화 판 유지하겠다" 관측도…신년사 수위따라 비핵화 향방 가늠

입력 : 2019-12-26 오후 3:11:5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일명 '크리스마스 선물'로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던 북한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이후부터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이 '북미 대화'의 판을 먼저 깨지않겠다는 판단을 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달 말에 예정된 노동당 전원회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새해 신년사를 통해 어떤 노선을 선택할지 주목되고 있다.
 
북한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지난 3일 담화에서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7일과 13일에 평북 동창리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성탄절과 연말시한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발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중대 시험과 말폭탄을 이어가던 북한은 비건 대표의 방한과 한중일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침묵에 들어갔다. 성탄절 전후로 예상되던 전원회의와 리태성 부상이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 역시 어떤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도 26일 북한의 전원회의와 관련해 "아직 추가로 파악된 건 없다"면서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일각에선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위한 미국과의 대화의 불씨를 살려놨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위기와 대선 등의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주변 정세를 관망하기 위한 것 이라는 해석도 있다.
 
여기엔 미국이 언급한 '레드라인'을 넘지 않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더해진다. 미국은 최근 북한이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첨단 정찰기 4대를 동시에 한반도 상공에 띄웠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진 만큼 고강도 도발을 통해 대화의 판을 깨는 것 자체에 북한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 등의 발언을 한 것은 북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중국이 북한의 행보여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제출한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이 '물밑 접촉'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이달 27일에서 31일 사이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개최가 예정된만큼 북한은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전원회의에서 이른바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에 대해 선포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신년사에서 나올 북한의 '새로운 길' 방향에 따라 한반도 평화, 북미 대화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 새로운 길과 관련해선 현재 경제에서의 자력갱생과 핵 무력의 질적 강화, 중국·러시아와 연대강화 등의 발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열고 국방력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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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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