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21대 총선을 4개월 여 앞두고 각 당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 진영에선 '중도 보수' 확보를 위한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계속된 '우클릭'으로 보수대통합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유승민계를 필두로 한 새로운보수당은 연초 창당을 서두르고 있다.
패스트트랙 국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달 7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인 유승민 의원을 향해 "(보수)통합은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보수대통합'을 위한 길을 촉구했다. 당시 유 의원도 조건을 달긴 했지만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화답하며 보수대통합의 분위기가 고조됐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가 지난 지금 보수대통합 논의를 위한 분위기는 사라졌다. 유 의원은 황 대표의 제안에 3가지 조건을 달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제안이었다. 황 대표는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유 의원의 제안에도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태극기부대' 등 아스팔트 우파와 극우 성향의 개신교 비주류와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때문에 한국당 내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선 한국당의 급격한 우클릭이 계속되면 수도권에서 '전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높아지고 있다.
한국당의 계속된 우클릭에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인 유승민계 의원들은 창당에 속도감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내달 5일 창당을 앞두고 바른미래당 탈당을 공식화 할 계획이다. 한국당의 우클릭으로 '중도보수'에 공간이 생기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인 바른당 하태경 의원은 "새로운보수당은 틈새 정당의 길로 가지 않는다"며 "1당이 목표지 3당, 4당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새로운보수당은 한국당과의 차별화를 전략으로 내세우며 중도보수 세력을 이끌고자 하고 있다. 이들은 '공정' '탄핵 극복 보수'·'공정 보수' 등을 내세우며 청년층에 대한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유 의원은 "국민이 정치에 대한 환멸과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게 같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안철수 전 대표의 합류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라는 평가가 지속해서 나온다. 새로운보수당이 당명에서 사용한 보수와 당색이 '바른정당'을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상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갈라섰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안 전 대표의 12월 신당 합류설에 대해서도 안 전 대표 측근은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결국 안철수계의 합류가 없다면 새로운보수당은 사실상 '도로 바른정당'으로 돌아가는 만큼 총선을 앞두고 과연 '중도보수'의 외연 확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일각에선 당명에 보수를 사용한 것이 총선 직전 보수대통합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보수당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차 비전회의에서 로고·당색·패턴 등을 공개하고 있다. 왼쪽은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 오른쪽은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