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결제시장 판바꾼 간편결제…카드사 '흔들'

신용카드→모바일로 변화…인터넷은행 참여땐 큰 변화

입력 : 2020-01-05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내 지급결제 시장이 신용카드 중심에서 모바일 간편결제로 재편되면서 카드사들의 위기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각종 '페이' 등의 등장으로 지급결제 시장 주도권이 금융회사에서 간편결제 사업자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래픽/뉴스토마토)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지급결제 시장은 지난 1998년 신용카드 의무수납제 도입을 시작으로 소득공제 혜택, 각종 부가서비스 제공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하에 신용카드 중심으로 성장했다. 현재 국내 지급결제 시장 규모는 약 1000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비중이 8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연간 1인당 신용카드 이용건수는 우리나라가 254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용금액 역시 연간 1만1963달러로 2위를 차지, 주요국 중에서도 신용카드 이용이 가장 많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최근 IT 기술 발전,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 등으로 모바일 간편결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 지급결제 시장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 2018년 기준 모바일 간편결제 가입자(중복 포함)는 약 1억7000명, 이용건수는 23억8000만원, 이용금액은 약 80조원에 달했다. 간편결제 서비스도 전자금융업자의 비중(38%)이 가장 높았으며, 카드사(34%), 스마트폰 제조사(26%), 은행(2%) 순으로 비금융회사의 비중(64%)이 높았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변화의 바람을 인지, 지급결제 부문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 등은 신용카드 결제 문화 고착화로 혁신적 직불·간편결제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판단, 금융결제 부문의 혁신과 경쟁 유도를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의 QR코드 기반 제3자 지급결제 시장 성장 사례를 참고해 국내에서도 QR코드 기반 제로페이를 출시하는 등 계좌 기반 결제 문화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또 오픈뱅킹 도입을 통해 다양한 결제서비스가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혁신적인 결제서비스 등장을 위해 향후 전자금융업 체계 개편도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를 기반으로 모바일 간편결제의 폭발적 성장을 예상, 지급결제 시장도 간편결제 사업자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지홍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는 소비자의 최종 접점이 카드사 등 기존 금융회사가 아닌 모바일 간편결제 사업자로 이전됨을 의미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각 금융회사별 결제 서비스보다는 범용성이 높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니즈가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지급결제 시장 내 간편결제 사업자들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이 간편결제 사업자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카드사들이 정부의 금융혁신 기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우리나라 지급결제 제도의 혁신을 선도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급결제 시장의 주도권 상실을 우려하는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지난해 비용 효율화,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신용평가사업도 물거품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간편결제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카드사 등 기존 금융회사를 위협하는 잠재적 요소들이 많아질 것이며,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참여하면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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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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