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용노동부가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 인상을 고시한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전국중소기업·중소상공인협회가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인상 고시가 위헌이라며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고용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2017년 7월 2018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했고, 고용부는 그해 8월 2018 적용 최저임금액 시간급을 7530원으로 고시했다. 이후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7월 2019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했고, 고용부는 그해 8월 이를 고시했다. 협회는 임금을 대폭으로 인상해 재산권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위헌을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해 8월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급 8590원(인상률 2.87%)으로 고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최저임금제도는 근로자에 대해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각 최저임금 고시 부분의 목적은 최저임금제도 입법 목적과 동일하다고 할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예년의 최저임금 인상률에 비교해 인상 폭이 큰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각 최저임금 고시 부분이 입법 형성의 재량을 넘어 명백히 불합리하게 설정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 심의 당시의 주요 노동·경제 지표에 대해 조사와 검토가 이뤄진 점과 전체 비혼 단신근로자의 월평균 실태생계비, 임금총액과 통상임금, 시간당 노동생산성, 경제성장률 등 추이와 통상임금 평균값 대비 최저임금 시간급의 상대적 수준 등에 비춰보더라도 각 최저임금 고시 부분에 따른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액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해 입법 형성의 자유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중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업자들은 그 부담 정도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달성하려는 공익 역시 열악한 근로조건 아래 놓여 있는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에 일부나마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으로서 근로자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서 제한되는 사익에 비해 그 중대성이 덜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은애·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각 최저임금 고시 부분이 헌법소원의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각하돼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청구인들은 각 최저임금 고시 부분에 대해 법원에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해 구체 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도 이를 거치지 않고 심판청구를 했으므로 헌법소원의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법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8590원이 정부 고시로 확정된 지난해 8월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노동부 직원이 최저임금이 게재된 관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