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의 증권담보대출 등 신용공여금액이 1년 만에 12.5%나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용대출 금리 인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몰이에 나섰지만, 거래규모는 오히려 줄어든 모습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미래에셋대우(006800)·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KB증권·
삼성증권(016360) 등 국내 5대 증권사의 신용공여금은 14조6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의 16조7835억원보다 12.47%, 상반기 말(16조4161억원) 대비 10.52% 감소한 규모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신용공여란 대출·지급보증·자금지원 성격의 유가증권 매입 등 금융거래상 신용위험을 수반하는 직·간접 거래로, 통상 증권사들은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금과 투자자의 주식을 담보로 한 증권담보대출 등 신용공여를 통해 수수료이익을 받는다. 신용공여금 잔액이 이자손익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비대면 거래고객 등을 대상으로 다이렉트 신용담보·매도담보 대출의 이자율을 연 3.9%로 이용할 수 있는 'all 3.9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KB증권은 필요한 금리, 기간에 따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골라 쓰는 신용대출 금리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실적 자체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실제 지난 2015년말 8조384억원 수준이던 신용공여금은 2016년 10조5704억원, 2017년 14조969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말 14조9238억원으로 3년째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국내 47개 증권사 가운데 신용공여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작년 3분기 말 신용공여금이 3조8537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2.4%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 부진과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른 결과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신용거래 시)심사기준을 높였다”면서 “신용공여금액이 늘어나면 수익이 늘어날 수 있지만 동시에 위험부담도 있기 때문에 한도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보수적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KB증권(2조6147억원)과 NH투자증권(2조6336억원), 삼성증권(2조9696억원), 한국투자증권(2조6181억원)의 신용공여금은 각각 12.76%, 12.68%, 5.72%, 1.46% 감소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벤트보다는 시황에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BNK투자·유화증권 등 자기자본이 1조원이 안 되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신용공여금이 되레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작년 3분기 기준 BNK투자증권의 신용공여금은 1584억원으로 전년대비 20.23% 확대됐으며 유화증권은 10억원에서 207억원으로 20배가 넘게 뛰었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담보대출비율이 85.9% 정도가 되는데 해당 부문이 많이 늘었다”며 “대형사에 비해 총액이 많지는 않지만,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