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란의 보복성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다만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출입기자단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교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외교부가 중심이 돼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 시시각각 보고를 받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미사일 공격을 강행한 이라크에는 1600여명의 우리 국민이 체류 중이며, 이란에는 290여명이 머물고 있다.
고 대변인은 또 "교민 안전의 경우 당국과 긴밀히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며 "많은 사항들이 조치됐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어서 어떤 상황이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갖춰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회의들이 계속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관계된 모든 부처들이 다 돌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이 회의를 열어서 거시 경제에 미칠 영향들과 여러 가지 사태가 생길 시 우리가 해야 될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주에도 또 열릴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중동이 한국의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 루트로 이란군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피격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를 동맹국에 요청하고 있다. 이날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가 우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파병을 요청하기도 했다.
때문에 우리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 해양안보구상과 관련, 우리 선박과 국민 보호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의 경우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만큼 현 상황을 외면할 수 없지만 파병시에는 이란과의 관계악화가 예고된다. 관계악화시엔 원유 수입 물가 상승 등의 막대한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 참석 차 미국에 도착한 만큼 해당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전망이다. 정 실장은 대북 대응책에 대해서도 논의 할 예정이다.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교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