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미국이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가 이란이 보유한 지대공 미사일(SA-15)에 피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피격 당시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우리가 확보해 검증한 영상은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륙한 지 몇 분 만에 피격됐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은 추락 사고에 대해 “기체 결함에 의한 사고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추락 사고로 총 63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직접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이번 사고가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미사일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저쪽에서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심을 갖고 있다” 등 표현으로 ‘기계적 결함’ 때문이었단 이란측 주장을 일축했다. CNN 등 주요 외신들도 해당 여객기가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두 발에 격추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도 국방부 당국자들이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한 우발적 피격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레이더 신호 자료를 바탕으로 이에 대한 검증 작업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 국방부는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고, 해당 내용 문의에 대한 답변도 거절하고 있다.
이번 여객기 추락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감이 한껏 고조된 상황에 추락해 의문을 자아냈다. 이번 추락 사고는 이란의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 공격 이후 약 5시간 뒤 벌어졌다.
추락 직후 이란이 미군기지 공격을 위해 쏜 러시아제 미사일이 이 여객기를 잘못 맞췄다는 루머도 퍼지고 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이 같은 루머에 ‘기술 문제’라고 주장하면서도 블랙박스를 해당 항공기 제조국인 미국에 넘기지 않겠다고 했다.
이란 테헤란 인근에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해 기체 일부가 불에 탄채 땅바닥에 나뒹굴어 있다. 이번 사고로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