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내 밀폐용기 업계 투톱인 락앤락과 삼광글라스가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 회복의 기지개를 편다. 지난 2017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던 삼광글라스는 2년만의 적자 탈출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락앤락도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이익 하락세의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들의 반등 전략은 각각 본업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다각화 등 정반대로 지목돼 눈길을 끈다.
삼광글라스는 올해를 제2의 도약기로 삼을 계획이다. 여기에는 지난 2017년부터 이어진 적자 기조를 2년만에 끊어낼 것이란 자신감이 기저에 깔려있다. 삼광글라스는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매출 2070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면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가 유력하다. 4분기의 경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 등 주력 수출 국가의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이 있는 데다, 직영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한 국내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삼광글라스 글라스락 클래식 화이트 에디션. 사진/글라스락
지난 2년간 삼광글라스는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인천 학익동 공장부지 매각을 비롯해 재무구조에 주력했고, M&A와 자금관리, 위기관리 등에 뛰어난 문병도 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영입해 기업 가치 상승을 꾀했다. 지난해 7월에는 B2B 캔 사업부문을 분리매각해 회사의 본원적 경쟁력인 유리 사업에 좀 더 집중키로 했다. 매각 작업에는 창업주 이복영 회장의 차남 이원준 총괄본부장 전무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동시에 위기 속에서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일반 주주에게만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친화경영 방침을 지속하고 지역사회에 유리 밀폐용기를 후원하는 사회공헌활동도 지속했다.
삼광글라스는 향후에도 B2B와 B2C 모든 영역에서 유리 제조 경쟁력을 기초로 한 사업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로 유리소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세계적 추세는 삼광글라스의 이 같은 행보에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유리 사업부문의 B2B와 B2C 전방위에 걸쳐 매출 증대를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락앤락은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지속한 경영 효율화 작업을 어느 정도 마치고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본격적인 변화를 꾀한다. 밀폐용기를 중심으로 한 기존 사업모델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다양한 제품군과 브랜드를 아우를 수 있는 성장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신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선보였다. 직관성을 높이고 실용성을 강조한 서체에 '소비자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문을 연 서초점까지 포함,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라이프스타일 매장 '플레이스 엘엘'을 잇달아 개점해 젊은층 고객을 대상으로 이미지 개선도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락앤락 신규 BI. 사진/락앤락
이와 함께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사업에도 매진한다. 락앤락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할 정도로 대외 의존도가 높다. 그 중에서도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는 인기 배우 덩룬을 대표 모델로 발탁한 데 이어 LG전자에서 다년간 해외 영업 업무를 경험한 김용성 해외사업부문 총괄에게 중국사업을 맡겼다.
락앤락은 지난해 11월 중국 광군제 행사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락앤락
이 같은 행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실적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락앤락은 누적 매출 3447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을 기록했다. 경영체제 개선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이익은 여전히 전년 수준에 못 미치지만 매출이 반등한 점이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락앤락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한 4867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 최저점은 지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국내는 고객 접점 확대로 성장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해외 신흥시장도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