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남북 관계 경색 국면 속에서 경기도가 도만의 색깔이 담긴 평화협력정책을 추진한다. 이화영 평화부지사는 13일 도청에서 ‘2020년 경기도식 평화협력정책 및 대북교류 사업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남북 관계마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도만이 끊임없이 북측과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는 민간단체와 함께하는 ‘개성관광 사전 신청 경기도민 서명운동’ 등을 통해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한 개성관광 실현 노력을 공개적으로 전개하는 한편, ‘개성양묘장 조성 사업’ 등 도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중심으로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 부지사는 “개성관광은 평화경제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다. 북측 개별관광은 UN의 제재 대상이 아니다”면서 “별도의 준비 없이 기존 출·입경 제도와 철도·도로·기타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가장 쉽고 빠르게 경기도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북 및 국제관계와 관련, 이 부지사는 “북의 대외 협상 전략일 수 있는 것 같다. 강한 메시지를 계속 정부 차원에서 내는 건 전략일 수 있는데, 내용적으로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며 “경기도하고의 대화 속에서는 3차 국제대회를 잘 열자는 얘기까지 있다. 그것을 평양에서 할 것인지 다른 나라에서 할 것인지 협의를 해야겠지만, 국제대회를 1, 2차 대회보다 더 실질적으로 잘해보자는 좋은 분위기의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아주 최근의 이야기다”고 답했다.
도는 개성관광과 관련, 전 국민적인 서명운동으로 확산되도록 함으로써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일 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도에 따르면 도내 남북관련 단체와 개성 실향민, 개성공단입주 기업인 등은 지난 10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개성관광 사전신청서를 전달하고 개성관광 실현을 위해 추진할 사업 관련 지원을 요청했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3일 도청에서 ‘2020년 경기도식 평화협력정책 및 대북교류 사업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도의 올해 사업 추진방향은 세부적으로 △개성관광 실현 △개풍양묘장 조성 사업의 신속한 추진 △북측 농촌개발시범사업 대북제재 면제 추진 △한강하구남북공동수역의 평화적 활용 △DMZ 국제평화지대화 추진 등 총 5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개풍양묘장조성사업’에 필요한 물자 152개 품목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만큼 북측과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단순한 인도적 지원 사업을 넘어 개발협력 성격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추진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도는 농촌개발시범사업에 대한 대북면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현실화해 나가기로 했다. 도는 “대북제재 하에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적극적으로 해도 된다”는 유엔 측 입장을 확인한 만큼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추진한 평양 당곡리 농촌 현대화 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강하구 남북공동수역을 평화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남북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하는 방안도 찾는다. 도는 지난해 ‘한강하구의 평화적 활용을 위한 연구용역’을 통해 총 2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 계획을 마련한 만큼 시행 가능한 사업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냉전과 분단의 상징인 DMZ를 평화의 상징이자 글로벌 관광 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남과 북이 함께하는 평화공원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도는 정부의 대북정책 행보와 발맞춰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 부지사는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진행해 온 개성관광을 공개 사업으로 전환해 더 적극적으로 자체 추진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3일 도청에서 열린 ‘2020 경기도 업무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