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취임 인사차 15일 국회를 예방한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는 '협치'에 방점을 찍었다. 정 총리는 이날 "협치를 하지 않고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쉬운 과제는 아니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가장 먼저 방문한 정 총리는 "우리가 협치라는 말을 많이 했지만 사실은 그게 잘 되고 이뤄진 적도 별로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을 잘 섬긴다는 목표는 국회나 행정부나 똑같은데 힘을 합치지 못한다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협치를 새로운 전형으로 만들어봤으면 하는 기대를 갖는다"고 했다.
이에 문 의장은 정 총리에게 "미스터 스마일의 진면목이 드러날 때가 됐다"며 덕담을 건내기도 했다. 미스터 스마일은 정 총리의 인자한 미소로 생긴 정치 별명이다. 문 의장은 비공개 자리에서도 "협치가 정말 필요하다. 협치가 잘 되면 책임총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으며 정 총리는 이에 "당연하다. 필요하니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선 "정부 입장에서 신속하게 처리돼야 할 법들이 2월과 4월, 5월에 (국회에서) 잘 처리돼 올해는 국민께서 덜 걱정하고 국정을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잘 도와달라"며 "특히 4차산업혁명 시대를 잘 준비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가장 큰 과제고, 국회에서의 법·제도 정비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복잡한 사안이 많고 하나하나 잘 관리하며 끌어가야 해 어려울텐데, 당정청 간 긴밀하게 소통해가면서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친정을 잊지 말고, 친정에서도 많이 도울테니 많은 도움 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올해 총선이 있는데 정 총리는 엄정하게 중립을 잘 지켜 구설이 안 생기도록 해야 한다"며 "총선은 정 총리에게 의존하지 않고 당 자체적으로 잘 치러내 문재인정부 후반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기반을 잘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야당과의 만남에서도 협치의 화두를 던졌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예방에서 정 총리는 "새로 21대 구성되는 국회에서 협치하지 않으면 이 나라가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에 "지금같이 행정부와 국회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를 잘 아는 분이 행정 책임자로 일하는 게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한편 정 총리는 이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측에도 면담을 제안했지만, 황 대표의 일정으로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추후 일정을 조율해 정 총리가 한국당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