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주식시장에서 상장은 기업의 주식을 공개적으로 매매의 대상으로 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등록하는 일을 뜻하죠. 디지털 자산으로 불리는 암호화폐(가상자산) 또한 주식처럼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도록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되는데요. 주식시장에서 상장이 일정 규모의 자기자본, 시가총액 등 요건을 갖춰야 하는 것처럼 암호화폐 시장 또한 일정한 자격을 갖춰야 상장됩니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거래소별 상장조건이 다른데, 주식시장과 구분되는 지점이죠. 어쨌든 상장에 성공했다는 의미는 거래소의 엄격한 상장 절차를 통과했다는 의미로 해당 기업 또는 코인의 유망성, 시장성 등의 가치를 어느 정도 담보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상장에 성공했다고 끝은 아닙니다. 기업 혹은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해야 시장에서, 거래소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되죠. 그렇지 않다면 상장 폐지에 이르게 됩니다. 주식시장의 예를 보면 지난해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관련 허위사실 기재 논란으로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은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았죠.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거래소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범죄, 시세조작·시장교란 등 법적 문제 △제품 개발 진행 미비 △최소 거래량 미달 △프로젝트 팀 해산 등이 거래지원 즉 상장 폐지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자체 심사 결과 거래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뒤 일정 기간 개선기간을 부여하고 개선 가능성을 보이지 않으면 거래 지원을 종료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자진 상장 폐지의 사례도 있었는데요.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한 세계 최초 ICO 코인으로 알려져 있는 디직스다오(DGD)가 38만6000이더리움(한화 약 730억원)을 토큰 홀더들에게 반환한다고 최근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에 공시했죠. 기업 스스로 거래소에서 유가증권을 없애는 전통 금융시장의 자진 상장 폐지와 유사하지만, DGD의 이번 상장 폐지는 프로젝트가 아닌 토큰 홀더 투표 결과에 따른 것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DGD를 발행했던 디직스 글로벌이 2018년 발행한 디직스골드토큰(Digix Gold Token, DGX)은 유지됩니다. DGX는 실제 금값을 반영하는 코인이죠. 이번에 반환이 결정된 DGD는 DGX 거래를 돕기 위한 코인으로, DGX 거래를 지원하고 수수료 역할을 해왔습니다.
암호화폐 모습. 사진=픽사베이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