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올해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전개 상황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성장률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전개 양상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겠지만,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제조업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중국 경제가 반짝 개선 흐름세를 타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전개 양상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발병 당시와 다르게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사스의 경우 최초 발병 이후 확진자가 1000명이 넘는데 4개월이 소요됐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최초 발병사례 발표 이후 1개월내 1000명을 돌파했다. 확산세가 강해 사스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실제 사스 발병 당시 당시 중국경제는 2분기를 중심으로 일부 영향을 받았지만 금방 회복하면서 10%대의 성장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런 전망은 최근 중국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기조적 경기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장 판단을 근거로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상점에서 지난 27일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장을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중국은 지난해 12월중 일부 경제지표가 반등하며 4분기 경제성장률은 3분기와 동일한 6.0%를 기록했지만, 연간 성장률은 6.1%으로 지난 2018년(6.7%)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그럼에도 지난달 지표를 보면 회복세가 완연하다. 12월 중국 수출은 기저효과 등으로 12월(7.9%) 증가로 전환했다. 수입증가율도 전년동기대비 16.5% 큰폭으로 늘었다. 기업심리도 회복되면서 12월중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개월 연속 기준치(50)를 상회했다. 이에 산업생산 증가율도 전월대비 0.7%포인트 상승한 6.9%를 기록했다.
사스 발생 시기였던 2003년은 투자의 성장기여도가 2002년의 3.6%p에서 7.0%p으로 높아져 약화된 소비(5.1%p→3.6%p)를 보완했지만, 현재 중국 경제는 디레버리징 정책과 세계교역 여건 등으로 투자가 소비둔화를 상쇄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으로 파악된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사태로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 중심지역을 지난 26일 공중에서 내려다 본 모습. 평소 혼잡했던 도로에서 자동차를 찾아볼 수없다. 사진/뉴시스
한은 관계자는 "현재 중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조치 및 정책대응 여지, 소비행태 및 산업구조 변화, 의학기술 발전 등은 발병 충격을 완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유전자 등 관련 정보 신속 공개, 교통통제, 격리조치, 피해업종 자금지원 등 사스 발병 당시보다 강력한 대책을 발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