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경보령이 스타트업계에까지 퍼졌다. 빠르게 신사업을 선보이고 네트워킹을 지속해 사업을 키워나가야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행사가 대부분 축소 또는 취소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제2벤처붐을 타고 확장하는 스타트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비대면 서비스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며 되레 시장파이를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공개된 프라이머 데모데이 사진/프라이머
11일 업계에 따르면 데모데이나 각종 포럼, IR 행사 등 스타트업 유관 행사가 잇따라 온라인 생중계 형태로 전환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오는 12일 예정되어 있던 KT&G 상상 스타트업 캠프 4기의 THE DEBUT : 더 데뷔 데모데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비공개 행사 전환됐다. 오는 14일 열릴 계획이었던 NH 디지털 Challenge+ 2기 데모데이는 취소됐다.
국내 대표 액셀러레이터 중 한 곳인 프라이머도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유튜브 실황으로 16기 데모데이를 진행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의 '디데이'도 축소됐다. 일반인 참가자까지 기존에 240명 규모로 열리던 데모데이를 발표팀과 심사위원 등 행사에 필요한 최소인원인 60명만으로 진행한다.
한국엔젤투자협회가 진행하는 엔젤 리더스 포럼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런치클럽도 취소됐다. 송명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연구원은 "자체 행사는 취소했고 다른 기관과 공동 주관 행사는 협의 후 취소하거나 그대로 진행된다"고 했다.
데모데이 등 행사가 줄면서 스타트업 투자 열풍이 사그라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빠르게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시장 반응을 살펴야 하는 스타트업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장기화가 비보일 수밖에 없다. 김홍일 디캠프 센터장은 "투자는 하반기에라도 많이 나갈 수 있는데, 시장이 위축되면 상품이나 서비스 출시가 늦어지면서 매출이 줄어들고 사업이 길을 잃게 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기회로 삼은 곳도 있다. 배달의민족이나 마켓컬리, 쿠팡 등은 코로나 사태 이후 매일같이 주문량이 늘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 1월 27일부터 2월 4일 사이에 하루 주문량이 전일 대비 평균 13%씩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 등 일부 업종은 해당 사태에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