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11일 검찰의 '울산시장 하명수사·선거개입 사건 공소장' 관련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소장과 관련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 탄핵' 등을 언급하는 것 등에 대해 "그런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침묵을 지키는 이유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정치권 내 논란만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관련 사건이 법정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굳이 입장을 밝힐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아울러 여권 내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권력기관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 문재인정부에 적대적인 '보수언론', 총선 승리를 원하는 '보수정당'이 일종의 협업플레이를 하며 이슈를 키우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온다.
실제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우리는 총선 후 21대 국회가 구성되면 특별검사를 추진하겠다"며 "문 대통령의 연루사실이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 탄핵을 고리로 보수진영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에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끝없는 국정 발목잡기로 국민 마음에서 멀어지자 마침내 극단적 정치투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나라를 혼란으로 몰고 갈 극한 정쟁의 불을 지피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정치퇴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검찰에 대한 청와대의 '뿌리 깊은 불신'도 원인인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다수의 청와대 인사들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과정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언론플레이를 가장 처절하게 경험한 바 있다. 한 여권관계자는 "어떻게든 범죄를 만들어내는 과거 민주화운동시절 공안검찰의 수사방식과 지금 검찰의 수사방식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본관 전경.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