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보수진영의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과 안철수 전 의원의 신당인 국민의당 창당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통합 이후 실시된 첫 여론조사에서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을 기록하며 과거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당 지지율도 2%초반으로, 과거 국민의당(2016년), 바른미래당(2018년) 창당 당시 첫 번째 여론조사 지지율에 견줘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7∼1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해 20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신당 창당 후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미래통합당의 정당 지지율은 32.7%로 나타났다. 이는 일주일 전 한국당(32.0%)과 새보수당(3.9%)의 단순 합계인 35.9%보다는 낮은 수치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정당 지지율는 41.1%로, 전주보다 1.2%포인트 올랐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양당간 지지율 격차는 8.4%포인트였다.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의 창당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의당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은 18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더유 갤러리에서 열린 대구시당 창당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권순정 여론조사 분석가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지지율 합보다는 낮아지는 결과가 나왔는데 결국 양당의 통합 과정에서 양당에 약하게 붙어있는 주변 지지층들이 지지하지 않으면서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최근 통합당의 대정부 공세가 진보의 역결집을 불러온 것도 통합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이러한 지지율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래통합당은 지역별로 대구·경북(54.0%), 부산·울산·경남(41.2%), 대전·세종·충청(36.3%)에서 지지율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40.6%)에서 높은 지지를 받은 가운데 20대(31.7%)가 30대(28.2%), 40대(25.1%)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안 전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2.3%를 기록했다. 안 전 의원이 창당을 추진한 뒤 리얼미터에서 처음 실시된 정당 지지도 조사였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안 전 의원이 창당한 첫번째 여론조사 성적과 비교해 크게 뒤진다. 국민의당의 경우 창당 선언 뒤 첫 여론조사인 2016년 1월 둘째주 리얼미터 조사에서 지지율 21.4%를 기록했다. 바른미래당 창당을 선언한 직후인 2018년 2월 둘째주 조사에서는 정당 지지율 10.5%로 집계됐다.
국민의당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로는 안 전 의원 대한 이미지 소모와 함께 당의 지역 기반이었던 호남 지지도의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순정 분석가는 "사실상 국민의당이 4년전 총선과는 달리 영향 자체를 거의 잃었다고 볼 수 있다"며 "4년전에는 호남이라는 강력한 지지 기반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이 하나도 없고 안 전 의원의 비호감도 상당히 많이 높아졌다. 안 전 의원의 정치 스탠스가 불명확한 점도 신뢰를 많이 잃은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의당은 4.2%로 나타났고, 이어 바른미래당 3.2%, 민주평화당 2.1%, 우리공화당 1.5%, 민중당1.2%, 대안신당 1.0% 순으로 각각 조사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