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생충' 사회의식에 공감…불평등 견고해져 새로운 계급처럼 느껴질 정도"

봉준호, 송강호 등 영화 '기생충' 관계자들과 오찬…메뉴는 '돼지목살 대파짜파구리'

입력 : 2020-02-20 오후 5:33:2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석권한 영화 '기생충' 관계자들을 만나 "기생충이 보여준 사회의식에 대해서 아주 깊이 공감을 한다"면서 "불평등이 하도 견고해져 마치 새로운 계급처럼 느껴질 정도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아카데미 영화상 4관왕을 석권한 영화 ‘기생충’ 제작진 및 출연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씨 등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진 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오찬을 함께하고 "나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을 최고의 국정목표로 삼고 있는데, 반대도 많이 있기도 하고 속시원하게 금방금방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매우 애가 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번 '기생충'의 쾌거로 우리 문화예술계의 세계적 우수성이 재확인됐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불평등한 요소들이 남아있다면서 △표준근로계약 확산 △스크린상한제 도입 △영화산업 지원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이어 "확실히 지원하겠다. 그러나 간섭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봉 감독이 포함된 박근혜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겨냥한 뼈 있는 농담으로 보인다.
 
이에 봉 감독은 "이 자리에 이렇게 모이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드린다"며 "청와대에서 대통령 내외분과 함께 좋은 자리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송강호씨 역시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이렇게 대장정의 마무리를 짓는다는 것이 특별하다"며 "2년의 긴 마지막 행사다. 참으로 뜻 깊은 자리가 자연스레 된 거 같아 더 뭉클한 감동이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오찬 메뉴에는 김정숙 여사가 직접 만든 '돼지목살 대파짜파구리'가 나왔다. 김 여사는 "나도 계획이 있었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지역경제와 재래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특히 대파 농사가 잘됐는데 안팔려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고 소개했다. 이어 "봉 감독님과 여기 유명한 여러분들 덕분에 대파 소비가 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봉 감독은 "사실 짜파구리 한 번도 안 먹어보고 시나리오를 썼다. 맛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아카데미 영화상 4관왕을 석권한 영화 ‘기생충’ 제작진 및 출연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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