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공천 반발 움직임…다른 보수정당 합류 가능성도

수도권 예비후보 "무소속 출마" 목소리…영남권 컷오프 되면 반발 더 커질 전망

입력 : 2020-02-24 오후 2:54:36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수도권 지역에서 미래통합당의 공천 결과가 속속 확정되면서 공천에서 배제된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친박신당 등 새로운 보수 정당의 창당이 추진되는 가운데 공천 결과에 불복한 인사들이 다른 보수정당에 합류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미래통합당은 전날 서울 종로에 황교안 대표를 단수 추천했다. 서울 구로을에는 당내 중진인 김용태 의원을, 송파갑에는 김웅 전 검사를 각각 단수 추천했다. 서울 강서을에서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을 낙점했다. 또한 21일에는 윤상현·이혜훈·이은재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을 일괄 컷오프하는 결정을 내렸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이같은 공천 방침에 대해 "결과가 뒤바뀌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이은재 의원은 "일언반구 없이 공천배제를 결정해 억울하다"며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현역 의원을 비롯한 당 예비후보들의 재심 청구로 인해 그동안 물밑에서만 표현되던 공천에 대한 불만이 표면화될지 주목된다. 실제 공천이 확정된 서울 종로와 구로을 예비후보들의 경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며 당 공관위의 결정을 비판했다.
 
종로구 출마를 준비했던 정문헌 전 의원은 이날 "공관위에 '공정한 경선'을 요구한다. 상식적인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며 "공관위의 심사숙고와 재심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강요식 구로을 예비후보도 "공관위는 지역민심을 외면하는 이기는 공천이 아니라 지는 공천의 길고 가고 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문재인정권과 김용태 의원을 공천한 미래통합당에 대한 심판을 동시에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표면적으로는 수도권 지역에서 반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만 물갈이 핵심 대상으로 지목받는 영남권 지역의 컷오프(공천 배제)가 실시되면 공천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유승민계 의원인 지상욱·오신환 의원이 전략공천을 받은 반면, 당을 지킨 지역 의원들은 사지로 몰리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에 대구·경북 지역의 공천 면접은 25일 화상 등을 통해 시작된다.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컷오프 될 경우 다른 보수정당으로의 당적 이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문종 의원이 25일 창당하는 친박신당이나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조원진 의원의 보수신당 등은 공천에서 배제된 의원들을 대상으로 '이삭줍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친박신당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메세지 공개 계획을 밝히는 등 친박(친박근혜) 성향 의원들이 합류할 명분도 충분하다. 불출마를 선언한 정종섭 의원의 '한국경제당'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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