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스, 메르스, 에이즈 등 최근 창궐하는 바이러스 원인균이 사실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사실, 여러분 아셨습니다. 이 바이러스들은 특히 돌연변이 발생률이 매우 높은 RNA바이러스 계열로 대응이 쉽지 않은데요. 최근 100년간 유행한 10대 전염병 중 여덣개가 바로 이 RNA 계열입니다. 인류와 함께 진화해 온 바이러스 역사를 정기종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드리겠습니다.
정 기자, 코로나19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파급력이 컸던 전염병들 어떤 것들이 있는지 먼저 정리를 해보죠.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기자]
네 오랜 역사가 이어지는 동안 보건의료학계에서 추산한 전염병들은 수천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히나 악명이 높았던 전염병들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거나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데요. 먼저 인류 최초의 전염병으로 꼽히는 천연두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두창이나 마마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최초 발병 시기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고대 이집트 미이라에서 그 흔적이 발견될 만큼 오랜 된 질병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앵커]
천연두 무서운 병이었지요, 증상과 치사율은 어땠습니까?
베리올라 바이러스가 원인균인 천연두는 2주정도의 잠복기 이후 급작스러운 발열과 두통 등의 통증을 동반하고 온몸에 발진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신 발진이 회복 이후에도 후유증을 남겨서 살아남은 환자들에게도 큰 고통을 줬던 질병인데요. 불과 20세기만 해도 최소 3억명 이상이 사망할 만큼 위협적인 질병으로 최대 치사율이 90%에 달했었습니다. 다행히 1796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종두법을 개발한 뒤 예방접종이 보편화되면서 최근엔 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탠데요. 마지막으로 환자가 보고된 시기는 1097년대 후반이고 세계보건기구는 1980년 천연두 박멸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상탭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가장 악명이 높았던 전염병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아무래도 최악의 전염병으로 꼽혔던 것은 중세 유럽에서 창궐했던 흑사병, 페스트라고도 하죠. 흑사병을 꼽을 수 있는데요.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지닌 페스트균이 원인균이 된 흑사병은 급성 열성 감염병의 일종입니다. 짧은 유행기간동안 최소 7500만명에서 2억명이 사망한 것을 알려져 있는데요. 워낙 많은 인구가 급격히 줄어든 탓에 농노들의 처우가 격상되면서 당시 유럽사회를 받치고 있던 봉건제도를 무너뜨릴 만큼 파급력이 대단했습니다.
[앵커]
흑사병이 최근에도 발견된 적이 있는데, 증상은 어떻습니까?
흑사병의 경우 증상에 따라 세가지 형태로 구분되며 갑작스러운 발열과 정신 통증 등의 증상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백신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효과는 절대적이는 않은 편입니다. 다만 이틀 내 발견하면 항생제를 통한 치료는 가능한 상탭니다. 워낙 오래된 질병이고 국내는 안전하다고 꼽히긴 하지만 지난해 11월 중국 내몽고 자치구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등 여전히 감염 위험은 존재하는 상탭니다.
[앵커]
네 워낙 유명한 전염병들이다 보니 파급력이 상당했구요. 그래도 두 질병의 경우 비교적 오랜 된 이야긴데 최근의 전염병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상당히 오래 전 창궐했던 두 질병 이후 다양한 백신이나 항생제들이 개발되면서 전염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어졌지만 최근에도 각종 대형 전염병들은 줄을 잇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002년 중국에서 시작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약 9개월에 걸쳐 전세게 8000명 이상의 감염자를 발생시켰는데요. 당시 국내에선 사망자 없이 단 3명의 감염자만 발생했었지만 전 세계적으론 775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10% 내외의 치사율을 보였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스 이후엔 메르스도 또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2012년 국내에서도 사망자를 발생시킨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의 경우 그 이름처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퍼졌었는데요. 사스와 증상이 비슷했던 메르스의 경우 전염성 자체는 사스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1400여명의 확진자 가운데 520명 이상이 사망하며 30% 이상의 치사율을 보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내에 미친 영향도 상당했는데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한 달 만에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섰고, 사태 종식이 선언된 217일 동안 총 186명이 감염돼 38명이 사망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치사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천연두, 흑사병, 사스, 메르스까지 봤는데 지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는데요.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지역에서 첫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7만8000명이 넘는 전세계 확진자와 24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상탭니다. 치사율 자체는 3% 수준으로 낮은 편이지만 국내 타격이 심각한 상탠데요. 초기에는 방역이 잘 이루어지는 듯 싶었습니다만 최근 대구 확진자 발생 및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감염에 현재 600명이 넘는 확진자와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중국에 몰려있는 상황인데 국내 역시 크루즈선 인원을 포함한 일본을 제외하면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은 상탭니다.
[앵커]
어제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위기경보단위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는데요.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겁니까.
[기자]
국내 감염병 경보는 그 위험 수준에 따라 크게 네가지로 나뉘는데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신종 감염병이 발생해 유행할 경우 관심, 국내에 유입돼 제한적 전파가 우려될 경우엔 주의 단계가 해당합니다. 지난 1월20일 국내 최초 발생했을때 관심에서 주의로 단계가 올라갔었구요. 이 다음으론 국내 유입된 감염병의 제한적 전파나 지역사회 전파가 염려될 땐 경계수준으로 올라갑니다. 지난달 27일 확진자가 4명이 되면서 국내는 경계 수준으로 올라섰구요.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는 지역사회 전파나 전국적 확산 우려가 커질때 발령되는데요.
[앵커]
‘심각’ 단계 발령이 자주 있습니까?
23일 기준으로 확진자가 550명이 넘어가면서 발령이 됐습니다. 국내에서 심각 단계의 감염병 재난 경보가 발령된 것은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11년만 입니다. 심각 단계가 발령될 경우 정부가 휴교령이나 지단 행사 금지를 강제할 수 있는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앵커]
과거 천연두나 흑사병에 비해 의학기술이 상당히 발전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발생한 전염병 사태들이 계속 이어지는 배경과 사태를 빨지 잡지 못하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기자]
네 앞서 언급들인 전염병들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들인데요. 이 바이러스의 경우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킨 다는 점에서 쉽게 대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코로나19와 함께 비교 대상으로 떠오른 사스나 메르스의 경우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세 전염병 모두 원인균은 코로나 바이러습니다. 하지만 각각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로 변이를 일으키면서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라인 셈인데요. 특히 해당 바이러스들이 바이러스 가운데에서도 변이가 잦고 돌연변이 발생률이 매우 높은 RNA바이러스 계열로 꼽힌다는 점이 문젭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앵커]
우리가 알고 있는 전염병 중에 어떤 질병들이 RNA 계열입니까?
[기자]
앞선 세 질병은 물론 20세기 들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전염병인 에이즈나 28만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냈던 신종 인플루엔자 등 악명높은 대부분의 전염병들이 RNA바이러스 계열에 속하는데요. 실제로 세계보건기구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가 사망자를 기준으로 한 최근 100년간 유행한 10대 전염병 가운데 8개가 RNA바이러스 계열이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결국 바이러스 변이가 새로운 전염병이 등장하는 원인이라는 이야긴데,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원인은 알 수 없습니까?
[기자]
네 이 부분은 사실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고 다양한 가설들만 존재하는 상탠데요. 꽤나 설득력 있는 가설들은 몇몇 존재하는 상탭니다. 이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경우를 보면 박쥐나 낙타 등의 야생동물들의 그 감염원을 꼽혔었는데요. 과거 야생에서 인간과 단절된 채 살던 감염원들이 기술 발달에 따른 자연 개발로 인간과 접촉 기회가 많아지면서 전염 위험성도 커졌다는 설이 그 가운데 하납니다. 바이러스 변이와는 조금 별개지만 최근 위험성이 커진 지역감염 역시 교통발달에 따라 접촉기회나 속도가 많아지고 빨라진 만큼 전파 속도를 겉잡기 힘들다는 분석도 상당히 무게가 실리는 편입니다.